남쿠릴열도 꽁치조업 금지에 관한 러.일 합의로 한일관계가 사상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에서 오는 15일로예정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방한에 반대하는 여론이 급등하고 있다.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11일 "그간 맺힌 문제를 풀고 새로운 관계정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바에야 오지않느니만 못하다"고 비판하고 "일 총리 방한시 국민의사를 강력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인 한나라당 박명환(朴明煥) 의원은 성명에서 "일본이 남쿠릴 해역에서 우리 꽁치조업을 배제하는 대가로 러시아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한다니 도대체 어디까지 참아야 할 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할 수 없다"며 "눈치도 염치도 없는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일본 정부는 진정으로 한일간의 우호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면 먼저 역사교과서 왜곡, 신사참배 문제 그리고 남쿠릴 꽁치어장 문제 등 그동안 맺힌 문제에 대해 성의있는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조웅규(曺雄奎) 의원도 이날 사전배포한 통일외교안보분야 대정부질문 원고에서 "남쿠릴열도 꽁치어장에 대한 러.일간의 뒷거래는 우리 정부가 멍청하게 앉아서 양국으로부터 동시에 배신을 당한 것으로 외교적 무능과 망신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라며 고이즈미 총리 방한의 연기를 요구했다. 민주당 전갑길(全甲吉) 의원도 "일본정부의 성의있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현재 국내여론을 감안하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김영진(金泳鎭) 이정일(李正一), 한나라당 황우여(黃祐呂) 의원은 남쿠릴 해역 제3국의 꽁치잡이 금지에 관한 러.일 합의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