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시티는 "율산(栗山)신화"의 주인공 신선호(54)회장이 재기 작품으로 만든 건물이다. 재기의 발판은 율산그룹 붕괴후에도 신회장이 보유할 수 있었던 서울 강남의 노른자위 땅인 반포터미널부지.이 부지는 소유권이전이 안되는 조건으로 서울시로부터 불하받았기 때문에 율산그룹 붕괴이후에도 신 회장이 보유할 수 있었다. 21년만에 신회장은 이 부지를 담보로 7천억원 가량의 자금을 끌어들여 재기에 나섰다. 그룹 부도로 10여년 동안 공사가 중단됐던 강남터미널 신축공사를 지난해 마치고 연면적 13만평 규모의 센트럴시티를 세운 것이다. 센트럴시티 그룹은 신세계백화점과 영풍문고 등 상업시설을 임대운영하는 센트럴시티(주)와 메리어트호텔을 운영하는 센트럴관광개발,이들 개발사업의 시공을 담당한 센트럴건설 등을 주요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신 회장은 이 가운데 센트럴시티 지분 99.7%와 센트럴건설 지분 대부분을 갖고있는 최대주주이다. 센트럴관광개발 지분은 센트럴시티에서 69.49%,매리어트에서 19.46%,센트럴건설에서 10.3%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실적이 당초 예상을 밑돌아 지난해 12월 1차 부도까지 가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올 3월에는 채권단으로부터 3천7백억원의 신규여신을 지원받아 유동성 극복에 나섰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임대수입 급감과 차입경영에 따른 금융부담으로 경영이 난관에 봉착했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번 지분매각으로 유동성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신 회장은 향후 리츠사 지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재기를 모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센트럴시티의 금융권 총 부채는 5천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백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명호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의 친동생인 신 회장은 지난 75년 자본금 1백만원으로 무역상사 율산실업을 설립한 뒤 불과 4년만에 계열사 14개를 거느린 재벌총수로 성장, 한때 "재계의 무서운 아이"로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지난 79년 율산그룹이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고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검찰에 구속돼 재계에서 멀어졌었다. 차병석 김준현 기자 chab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