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그룹 이용호 회장의 로비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대검 중수부의 수사인력 전원을 이씨 사건에 투입하는 등 수사의 가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지금까지 이씨 사건을 맡아왔던 중수3과에 인력을 최대한 보강, 수사강도를 높이는 한편 중수1.2과 검사 및 수사관들도 현재 진행중인 내사사건을 전면 중단시킨 채 이씨 사건에 전격 투입했다. 중수1과(김용 과장)는 이씨에 대한 계좌추적을 통해 로비흔적을 추적하고, 중수2과(민유태 과장)는 이씨의 로비스트로 지목되고 있는 광주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씨에 대한 조사를 전담토록 한다는 것. 검찰은 또 서울지검 등 각 일선지검 특수부 검사 3~4명을 추가로 중수부에 배치했다. 검찰이 중수1.2과 인력을 이씨 계좌추적과 여씨 조사에 투입한 것은 무엇보다 이씨의 로비자금 흐름과 여씨에 대한 조사가 로비의 실체를 드러내는데 핵심 열쇠라는 판단에서다. 이씨는 작년 5월 여씨에게 사건 무마비조로 20억원을 건넨 것 외에 수십억∼수백억원의 로비자금을 현금으로 뿌렸으며 특히 신승남 검찰총장의 동생 등 고위층 친.인척들을 계열사에 취업시키는 이른바 `가족로비'를 벌여온 사실도 포착됐다. 검찰은 이씨가 어떤 방식으로든 로비자금을 사용한 뒤 그 대가를 청탁했을 것으로 보고 이씨가 최근 수년간 검찰이나 금감원의 조사를 수십차례 받고도 대부분 무혐의 처리된 사실과의 연관성을 집중 조사중이다. 여씨에 대한 조사도 이씨의 전방위 로비의혹을 규명하는데 핵심적인 수순. 여씨가 이씨의 기업보호나 구명활동 명목으로 이씨로부터 받아 쓴 돈이 당초 30억여원에서 60억∼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돈의 용처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여씨는 평소 정치권은 물론 호남지역출신 수사기관 고위간부들과 친분이 두터워 이씨로부터 돈을 받은 뒤 이씨 구명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와관련 여씨는 검찰조사에서 "이씨로부터 받은 돈은 로비목적이 아니다"고 부인하면서 시종 `모르쇠' 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여씨의 입을 여는 것이 중수2과에 떨어진 첫번째 특명이다. 검찰은 또 이씨가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용으로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해외전환사채(CB) 펀드의 가입자중 가.차명으로 위장된 정.관계 인사들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실소유주를 캐는 등 신원을 파악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씨의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했지만 이씨 기소후 모든 중수부 인력을 동원한 만큼 조만간 로비자금의 실체와 여씨의 역할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