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방송은13일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아드난 부카리와 아미르 압바스 부카리형제, 그리고 아랍 에미리트(UAE)출신의 모하메드 아타(33)와 사촌형제인 마르완 알-셰히(26)가 보스턴을 출발해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한 두 대의 여객기 납치범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다고 연방수사국(FBI)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들 모두 미국 플로리다의 비행학교에서 항공기 조종훈련을 받은 인물들로 밝혀졌다고 전하고 이번 테러공격을 직접 수행했거나 배후에서 지원한 최대50명의 신원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FBI는 이번 공격에 3-4명이 한개조씩을 이룬 12명에서 24명의 납치범들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사건을 수사중이다. 부카리 형제는 11일 보스턴을 출발해 무역센터에 처음 충돌한 아메리칸항공 소속 F11편 탑승객 명단에 올라있는 인물들로 FBI는 이 명단과 공항 주차장에 버려진 렌터카인 은청색의 닛산 알티마 승용차를 빌린 사람의 이름을 대조, 이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FBI는 부카리 형제의 집을 수색, 아드난의 사진과 조종사 자격증을 발견했으며 부카리 형제가 살던 베로비치의 집 주인은 "부카리 형제가 8월 말에 이사갔고, 옆집에 살던 사우디의 조종사도 부인, 자녀들과 함께 지난주말 이사갔다"고 말했다. FBI는 이 옆집 사우디 조종사가 워싱턴이나 뉴어크에 추락한 항공기의 납치범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CNN은 부카리 형제가 사건발생 전 보스턴의 로건공항에서 닛산 자동차를 렌트해메인주의 포틀랜드로 이동한 후, 이곳에서 11일 오전 6시 US에어 5930편으로 로건공항에 도착, 사고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FBI가 포틀랜드 공항 주차장에서 렌터카를 발견하고, 렌터카 사무실의 카메라 녹화기록을 조사중이라고 전했다. CNN은 또 이들 납치범들은 테러공격이 실패해 체포될 경우 수사과정에서 다른 납치범들의 신상정보가 누출될 것에 대비해 서로에 대해 전혀 알고 있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CNN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납치 용의자 7명의 항공권이 하나의 신용카드로 결제됐다는 중요한 증거도 확보했다고 말하고 납치범들중 두명은 선편을 이용해 캐나다 노바스코샤에서 미국으로 잠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FBI가 이들의 입국경로를 추적중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MSNBC방송도 항공기들을 납치해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동시다발 테러공격에 관련된 용의자는 최대 50명이며 비행기 납치범들중 최소한 3명은 미국에서 비행훈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사법당국의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용의자중 1명은 플로리다 데이턴비치의 엠브리 리들 항공대학교에서 비행술을 배운 알리 무하메드 알-다르마키며 다른 용의자 2명의 신원은 모하메드 아타와 마르완 알 셰히라고 전했다. 이 방송은 알-다르마키의 경우 성적이 나빠 학교를 졸업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FBI요원들이 아타와 셰히가 비행훈련을 받은 플로리다 베니스의 후프먼 항공학교로부터 10박스 분량의 학생기록들을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후프먼 항공학교의 교장 루디 데커스는 이 용의자들은 특별히 훌륭하지는 않은 보통의 조종사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 항공기 조종사 1명은 탈레반 정권에 의해 이슬람 극단주의자 14명이 보잉 727기를 조종하는 특수비행훈련을 받았다고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샤르크 알 아우사트지가 13일 보도했다. 라솔 비르와즈라는 이 조종사는 인터뷰를 통해 탈레반 정부가 자신과 아프간 국적항공사인 `아리아나항공'소속의 조종사 4명에게 아랍인 14명의 비행훈련을 담당토록 강요했다고 폭로하고 이들중 일부는 아프간과 파키스탄 출신이라고 말했다. 아프간에 대한 유엔의 제재조치로 아리아나항공이 국제선 운항을 중단하면서 해고됐다는 이 조종사는 비행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자신이나 부모들이 모두 탈레반 전사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행훈련을 받은 14명중 7명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비행교범을 아프간에서 통용되는 언어들로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밝히고 먼저 지상훈련을 마친 뒤 카불 동쪽의 바미얀군기지로 옮겨져 압델 사타르와 이슬람 칸 이라는 이름의 파키스탄의 퇴역장성들의 손에 의해 조종훈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모두 1년전 아프간을 떠났으며 일부는 유럽등 외국의 여권을 소지했다고 말했다. 독일 경찰도 이날 이번 테러 공격의 용의자 2명이 함부르크에 거주했었다는 FBI의 제보에 따라 함부르크 인근 지역의 아파트와 주택 등 4곳을 수색,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으나 나이나 국적등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엔슈트라스 거리의 한 아파트를 빌린 UAE출신의 아타와 알-셰히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플로리다에 살며 비행훈련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독일연방검찰은 또 "올초부터 해외의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과 연대해 상징적인 건물을 파괴하는 특수한 방식으로 미국에 대한 공격을 수행할 목적으로 함부르크에서 조직이 창설되고 있다는 혐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연방검찰은 이어 이번 테러공격에 가담한 용의자들중 3명은 함부르크공대에서 전자공학을 배웠다고 밝혔지만 역시 이들의 신원은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정보기관들은 과거에도 이번 테러공격의 유력한 용의자인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의 이복형제인 예슬람 빈 라덴을 동원해 빈라덴의 행방을 추적하려했으나 예슬람이 협력을 거부했었다고 스위스의 `르탕`지가보도했다. 예슬람은 당시 수사협조를 거부함으로써 스위스 국적신청이 거부됐으며 지난 1981년부터 빈 라덴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그의 변호인이 말했다. (워싱턴.뉴욕.베를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