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끝자락에 한·일관계를 소재로 한 연극 두 편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역사는 '공유'하지만 그 '인식'은 첨예하게 엇갈리는 양국의 관계를 두 가지 시선으로 조명하는 공연이다. 극단 독립극장의 '치마'는 '한국의 잔다르크'라 불렸던 여성 독립운동가 정정화(1900∼1991)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다. 지난 98년 초연됐던 연극 '아 정정화'를 원로극작가 노경식씨와 '조선제왕신위' '렌트'로 주목받은 30대 연출가 윤우영씨가 새롭게 다듬어냈다. "정정화와 형사 김태식의 심리적 갈등에 초점을 맞춰 긴장감있는 무대를 만들 것"이라는 게 연출가의 말이다. 원영애씨가 정정화역을 다시 맡았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예회관 대극장. (02)762-0010 극단 미추는 일본 극단 스바루와 공동으로 만든 '히바카리-400년의 초상'을 공연한다. 일본 역사소설가 고(故)시바 료타로의 소설을 바탕삼은 작품. 일본에 끌려간 조선 도공들과 그 자손들의 삶이 선굵게 담긴다. '히바카리'란 조선 도공들이 일본땅에서 천신만고 끝에 만들어 낸 첫 도자기. 주인공은 조선 도공의 후손이면서 일본인으로 살아가는 20대 청년 가츠토(데츠노 마사토요)와 전통 도예기법을 배우기 위해 일본으로 간 한국인 대학원생 김부미(최수현)다. 두 젊은이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역사의 아이러니를 돌아보고 발전적인 미래를 가늠해본다. 미추의 손진책 대표가 지난 89년부터 구상해온 이 작품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제작한 첫 작품으로도 의미깊다. 우리쪽에서 무용가 국수호,국악인 박범훈,일본쪽에서는 작곡가 야마시타 시로와 무대 기술진이 참여했다. 양 극단에서 배우 11명씩이 출연한다. 전통의 현대화를 기치로 해온 미추와 서양 고전을 중심으로 리얼리즘 연극에 주목해온 스바루의 조화로운 에너지가 돋보인다. 31일부터 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747-5161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