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학년도 대학입시 수시 2학기 모집 원서접수가 20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일선 고교에서 연중 상시 입시체제로 인한 교실현장의 수업 파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선 고교들은 내달부터 오는 12월까지 2학기 내내 분산돼 치러지는 전국 171개대학의 수시모집이 2학기 학사 일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수업분위기도 흐트러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수시 2학기 모집에서 수능성적은 자격기준으로만 주로 활용되고 심층면접과 고3 1학기까지의 학생부 성적으로 당락이 결정되므로 수시모집을 노리는 학생들은 당연히 학교 수업보다는 심층면접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대학별 독자적 기준에 의한 특별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전체 모집 인원의 71.2%나 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각종 추천 대상자, 학생부 성적우수자,경시대회 입상자 등 각종 서류 점검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학기 수시모집에 응시할 예정인 서울 강남의 고3생인 김모(18)군은 "추천서와자기소개서를 제대로 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1학기때보다는 학교수업에 신경을덜 쓸 수 밖에 없고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2학기 학생부 성적이 반영되는 정시모집을 노리는 수험생들의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혹시 흐트러진 수업분위기에 휩쓸릴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업 파행을 막고 학생들을 지도해야할 교사들도 별다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수시모집 응시생들을 지도하느라 수업준비에 신경을 제대로 쓸수 없는 처지이다. 특히 한 학생당 수십번이라도 지원이 가능한 2학기 수시모집의 특성상 교사들도추천서 작성 등으로 시간을 빼앗겨 정상적인 수업준비를 할 수 없고 대학별로 다양한 특별전형 때문에 입시지도 마저도 버겁다는 것이다. 구정고 오재진(46) 교무부장은 "수시모집이 9월부터 12월까지 분산돼있어 2학기수업이 어수선해지고 파행으로 갈 가능성이 많다"며 "그렇지 않아도 사교육으로 수업분위기가 어수선한 터에 2학기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영외고 박현수(46) 연구부장도 "수시지원에서 복수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교사들도 추천서 작성 등으로 상당히 바빠 정상적인 수업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학생들도 수시는 물론 정시모집을 염두에 두고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데 계속되는 수시일정으로 차분한 마음으로 공부를 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koman@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