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가 패전 기념일인 15일을 피해 13일 오후 4시 30분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다고 총리관저측이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낮 총리 관저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자민당 간사장과 만나 야스쿠니 참배 시점에 대한 최종적인 조율을 거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총리 취임 직후부터 일관되게 패전기념일인 8월 15일에 야스쿠니에 참배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으나, 15일만은 피해달라는 최근 중국측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날 패전기념일에 앞서 참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총리가 재임중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기는 1996년 7월 자신의 생일날 야스쿠니에 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당시 총리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또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가 공식 참배성격을 띨 경우에는 지난 1985년 8월15일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 이후 16년 만의 일이 된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헌법의 정교분리 원칙을 감안, 방명록에 '내각총리대신'이라고 서명하면서도 공식참배인지, 사적참배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예정이며, 신도(神道) 의식도 피할 방침이다. 앞서 야스쿠니 신사측은 이날 오전부터 고이즈미 총리가 지불한 돈으로 만든 헌화를 신사 내부에 전시, 총리의 신사참배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용수.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