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미국 증시의 석달 전 수준 후퇴에 동조, 별다른 저항 없이 물러서 있다. 전날 뉴욕증시가 루슨트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의 실적 악화 및 감원 소식으로 사흘째 하락, 국내 증시에 모멘텀을 제공해 주지 못했다. 여기에 포항제철이 부진한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며 7% 가까이 급락, 낙폭 만회를 노리던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전날 지수 반등을 이끌었던 프로그램 매수는 선물 약세 영향으로 프로그램 매도에 역전당했다. 해외 시장 불안으로 매수가 자유롭지 못한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하루만에 순매도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오태동 세종증권 연구원은 "나스닥 약세 영향 속에서 선물 약세와 백워데이션 상태가 이어지면서 종합지수 520선이 다시 무너졌다"며 "그러나 저가 매수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0시 17분 현재 전날보다 7.40포인트, 1.41% 하락한 519.22을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64.15로 0.38포인트, 059% 내렸다. 거래소에서는 1억1,596만주, 3,189억원 어치가 손을 옮겼고 코스닥에서는 1억501만주, 3,848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거래소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 공세가 이어지면서 9월물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64.35로 전날보다 0.70포인트, 1.08% 하락했다. 시장베이시스는 백워데이션과 콘탱고를 오가고 있다. 이 영향으로 프로그램 매도가 매수를 조금 앞서고 있다. 프로그램 매도는 차익 236억원, 비차익 231억원 등 모두 468억원이다. 매수는 143억원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약보합권에 머물며 지수 하락세를 진정시키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오랜만에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동반 오름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약세인 가운데 포항제철이 부진한 상반기 실적을 발표, 실망 매물에 밀리며 6% 가까이 급락했다. DR 가격 급락 영향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2억불 외화차입 소식에도 불구하고 약세권에 묶여 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하이닉스는 하락세로 장을 출발, 1,300원 아래로 떨어졌다. 개장 1시간여만에 6,000만주 가까이 손을 옮기며 전날에 이어 거래량 1위를 달리고 있다. 미 보터워가 증자 방식으로 투자 의사를 밝힌 한창제지가 10% 이상 급등했다. LG건설은 경상이익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는 실적 재료를 바탕으로 5% 가까이 올랐고 쌍용차도 10년만에 흑자 전환 소식에 힘입어 8%이상 뛰어 올랐다. 현대차, 기아차 강세에 힘입어 운수장비 업종만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을 뿐 전업종 내림세다. 포항제철 급락으로 철강금속이 5% 가까이 추락했고 증권, 기계, 비금속광물 순으로 낙폭이 크다. 내린 종목이 512개로 오른 종목 226개를 앞서고 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