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에 근무하는 김미정(28)씨는 인터넷광(狂)이다. 퇴근 후에는 친구들을 인터넷상에서 채팅으로 만나고,영화나 음악도 주로 인터넷을 통해 해결한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김씨같은 인터넷마니아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마우스 포테이토족(族)'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마우스 포테이토(mouse potato)족은 휴일이나 휴가중 집안에 틀어박혀 포테이토칩을 먹으면서 온종일 TV만 보는 사람들을 일컫던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에서 파생된 말로 최근 PC가 TV를 대체하면서 생긴 신조어. 이들은 주로 콘텐츠몰이나 게임 채팅 등을 즐기며 시간을 보낸다. 특히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아예 사이버공간에 푹 빠져 휴가를 보낸다. 마우스만 누르면 온갖 종류의 콘텐츠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휴가용으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사이트 하늘사랑(대표 나종민·www.skylove.com)이 운영하는 콘텐츠몰 스카이데이(www.skyday.com)의 하루 평균 이용건수는 사이트를 개설한 지난달 중순에 비해 이달들어 무려 3백% 가량 늘었다. 이용 시간대도 방학이나 휴가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에는 주로 야간에 집중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오후 1시부터 새벽까지 고른 분포를 보여 마우스 포테이토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늘사랑 관계자는 "방학이나 휴가로 인터넷 절대 이용시간이 늘어난데다 불황으로 주머니사정이 넉넉지 못해 휴가 떠나기가 부담스럽다는 점 등이 겹쳐 마우스 포테이토족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마우스 포테이토족이 뜨면서 이들을 붙잡으려는 업체들의 물밑경쟁도 뜨겁다. 콘텐츠서비스업체 게임업체 등이 다양한 이벤트를 내세워 초·중·고생은 물론 대학생 직장인 네티즌들을 잡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하늘사랑의 스카이데이는 '스카이데이,요일 이벤트'라는 타이틀로 월요일에는 무료감상회,수요일은 꽃선물 등 요일마다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동영상 전문포털사이트 드림엑스(www.dreamx.net)는 회원에게 멤버십 카드를 발행하고 코리아닷컴(www.korea.com)은 인기가수 콘서트 초대권과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순금 아데나를 주는 등의 유인책을 쓰고 있다. 드림엑스의 김철균 이사는 "불황으로 닷컴들이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지만 마우스 포테이토족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면 수익 증대와 불황 탈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