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문제에 대한 합의 도출에 실패한 지 하루만인 17일 양국은 지난 14일부터 3일 동안인도 아그라에서 열린 정상회담이 평화를 향한 대화의 시작이었다고 평가했다. 분석가들과 보도매체들은 2년 만에 열린 이번 정상회담을 실패로 단정하고 있으나 양국 외무장관들은 이번에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지는않았으며 평화를 위한 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스완트 싱 인도 외무장관 겸 국방장관은 "양국 간의 평화와 대화, 친선을 달성하기 위한 우리들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평화의 대열은 행진을 계속해언젠가는 그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 장관은 또 "이번 정상회담은 실패하지 않았다...그것은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행진의 다른 일보(一步)였다"고 말하고, 바지파이 총리가 수락한 파키스탄 방문 초청에는 아무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압둘 사타르 파키스탄 외무장관도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아탈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가 "21세기 양국 국민의 평화와 진보, 번영이라는 공동의비전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아그라 정상회담에서의 진전이 앞으로의 대화 지속을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타르 장관은 이날 이슬라마바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지도자들이신뢰를 토대로 마음의 접촉을 가졌다...양국은 아그라에서 이룩된 진전을 앞으로의대화로 연결시킨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은 마지막 날인 16일 양국 대표단 간에 간단한 대화가 있은 후 공동선언 없이 종료됐으나 양측은 공동선언이 발표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상대방에 돌리지는 않았다. 장애물은 인도 측에서는 `테러분자'로 비하해서 부르지만 파키스탄 측에서는 `자유의 투사'로 치켜세워 부르는 카슈미르 내의 이슬람 투쟁세력을 공동선언에서 무엇이라고 호칭하느냐 하는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파키스탄에서 훈련을 받은 후 인도 국경을 넘어 카슈미르로 잠입,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 과격세력을 파키스탄이 무장시켜 지원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자국이 그들에게 정신적 지원만 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지파이 총리와 무샤라프 대통령의 다음 정상회담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으나 이들이 오는 9월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 때 다시 만날 것으로예상되고 있고, 파키스탄은 싱 인도 외무장관을 초청했다. 한편 필립 리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진지하고 건설적이었던 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양국이 이견을 해소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긴장 완화를 위한 양국의 계속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아그라ㆍ이슬라마바드.워싱턴 APㆍAF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