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삶의 절정을 실감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6일 55번째 생일을 맞아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메인주 케너벙크포트의 워커스 포인트에 있는 가족 별장에서 미국 정계 최고의 명문이 된 부시 가문의 휴가를 마음껏 즐기며 하루를 보냈다. 어려서부터 이곳을 자주 찾았으나 취임 후에는 처음인 부시 대통령은 부친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아마도 세계 최초의 '전.현직 부자(父子) 대통령 골프대회'를 주최하며 가족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받은 첫 생일선물은 '43'이라는 숫자가 큼지막하게 적힌 푸른 야구모로 그가 제43대 미국 대통령임을 상징하는 것이다. 올해 77세인 부시 전 대통령도 자신의 역대 대통령 재임 순서를 가리키는 `41'이 적힌 푸른 야구모를 쓰고 나왔다. 이른 아침 별장 근처의 케이프 아룬델 골프장을 찾아 먼저 티샷을 날린 부시 대통령은 부친이 티샷을 하는 동안 기자들에게 "왜 아무도 생일선물 모자에 대해 말하지 않느냐"고 운을 뗀 뒤 카트에 올라 "`41번' 대통령이 나에게 `43번' 모자를 주었다"고 말했다. 백악관 주변에서는 진작부터 이름이 같은 두 전.현직 부자 대통령을 구분하느라`41번'과 `43번'이라는 호칭을 곧잘 쓰고 있다. 말하자면 `43번'이 `55번째'를 맞아 `41번'과 함께 `18홀'을 돈 셈인 이날 골프는 불과 2시간15분만에 끝났다. 부시 전 대통령은 원래부터 무서운 속도로 골프장을도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날 골프에는 부시 대통령의 처남 바비 카치도 끼었으나 케네벙크포트 가족 휴가에 합류한 젭 부시 플로리다주 지사는 동행하지 않았으며 쌍둥이 딸 제나와 바버라는 텍사스에 머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오전 골프에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으며 이어 부시 가문의 전통적인 가족 놀이인 말굽 던지기와 낚시 등으로 바쁜 일정을 보낸 뒤 밤에는 가족과 가까운 친지들을 초대해 생일잔치를 열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