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우리나라 대표적 근대시인의 한 사람인 故 박두진 시인의 시비(詩碑)가 세워졌다. 14일 안성시에 따르면 고대 로마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프랑스 남부 관광도시 베종 라 호멘시 아흡아씨공원에 박두진 시인의 시비가 설치돼 오는 21일 일반에게 공개된다. 시비는 박 시인의 고향인 안성시와 베종 라 호멘시가 협력, 행정자치부 출연기관인 한국지방자치 국제화교류재단 파리사무소 주관으로 설치된 것으로 박 시인의 대표작 '해'의 한 소절이 앞면에는 우리말로, 뒷면에는 프랑스어로 번역돼 새겨져 있다. 베종 라 호멘시 도서관에는 박 시인의 시집 등 박 시인에 관한 문헌들이 기증보존된다. 아흡아씨공원은 지난 92년 대홍수 피해를 입은 후 세계인의 지원을 받아 복구한 것을 계기로 세계인과의 우정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해 베종 라 호멘시가 새로 조성한 공원으로 지난해 부터 세계 9개 도시의 대표 시인 시비를 설치하고 있다. 두번째 해인 올해는 스위스, 독일 증 유럽 도시들이 시비 설치에 참여하고 있으며 아시아 도시로는 처음으로 안성시가 선정돼 박 시인의 시비가 설치되면서 우리나라 시문학의 한 모습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오는 21일 시비 제막식에는 이동희 안성시장이 참석한다. 시비가 설치된 베종 라 호멘시는 아비뇽 인근의 인구 6천명의 작은 관광도시로 고대 로마 유적이 잘 보존돼 있어 프랑스에서도 가장 중요한 고고학 연구 도시로 정평 나 있으며 특히 '신곡' 작가로 널리 알려진 이탈리아 시인 단테가 작품 활동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안성=연합뉴스) 전재혁기자 jun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