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7-12월)에는 조선, 일반기계, 전자 등의 업종은 호조를 보이겠으나 철강과 섬유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朴容晟)가 12일 발표한 '주요업종의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업종이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내외의 경기침체로 상반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추정됐으나 하반기에는 내수회복에다 수출감소세 둔화 등으로 전자, 일반기계 등 일부업종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부문별로 보면 내수의 경우 상반기에 부진하였던 전자(4.8%), 일반기계(12.1%), 정유(1.8%) 업종이 하반기에는 소비, 투자심리 회복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소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섬유(-1.6%), 철강(-0.7%) 업종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2003년까지의 조업량을 확보하고 있는 조선(12.2%)업종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시장을 다변화한 일반기계(9.2%), 4분기부터 수급여건 개선이 기대되는 석유화학(4.5%) 등도 작년 하반기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반면 섬유(-0.9%), 전자(-2.0%), 반도체(-7.9%) 등 여타 업종의 경우 선진국 및 후발 개도국과의 경쟁심화 등을 어려움이 예상되나 작년 하반기이후 지속되었던 수출감소세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시황침체와 통상압력 강화가 예상되는 철강업종(-6.4%)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의 경우 일반기계(11.3%), 전자(9.9%), 석유화학(2.8%) 업종은 경기회복세와 연관산업의 수요증대 등으로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 반면 반도체(-10.3%), 섬유(-7.2%) 업종은 감소할 전망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하반기의 실물경기가 경기회복 기대감 등으로 상반기에 비해 소폭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나 노사불안, 불확실한 대외여건 등 변수가 많아 속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산업현장이 활기를 띨 수 있도록 수출지원확대, 기업규제 완화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종별 실적 및 전망 자동차, 전자, 반도체 : 상반기는 부진했으나 하반기에는 회복 전망 업종별로는 자동차가 상반기에는 대우차 매각 지연, 국내외시장에서의 구매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0.0% 증가)와 수출(1.3% 증가)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생산 역시 전년동기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도 대우차의 구조조정 지속과 임단협 등으로 인한 노사관계 불안이 우려되지만 업계의 판촉활동 강화, 신모델 출시 등의 노력으로 전년도 수준의 실적(내수와 생산 보합세, 수출 1.6% 증가)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는 미국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IT부문 침체속에 상반기중 내수와 수출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12.0%, 6.7% 감소하였으며 이로인한 컴퓨터, 가전 등의 생산이 둔화되면서 생산 역시 1.4%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정. 반면 하반기에는 정보통신기기, 디지털가전기기 중심으로 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수(4.8%)와 수출(-2.0%)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면서 9.9%의 생산증가가 예상된다. 반도체는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 마무리 등으로 인한 공급량 급증과 이에따른 D램 등의 가격하락과 재고증가 등으로 상반기 수출과 생산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4.4%, 22.0%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 연간 반도체 수급전망이 여전히 어둡지만 하반기에는 공급업체들의 자율적인 생산조정, 재고소진 및 PC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7.9%)과 생산(-10.3%)의 감소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기계는 설비투자와 민간 기계수주의 감소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상반기중 내수가 3.0% 감소하고 생산이 2.4%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수출은 중남미, 중동지방으로의 물량증가가 수출단가하락폭을 상쇄하면서 전년동기대비 9.0% 증가할 것으로 추정. 하반기에는 수요산업(반도체, IT, 섬유 등)의 설비투자가 회복될 전망에 따라 생산이 11.3% 증가하고 내수와 수출이 각각 12.1%, 9.2%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석유화학은 상반기중 수급불균형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이 지속된 가운데 내수와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0.4%, 2.2% 증가하는데 그치고 생산 역시 1.6% 소폭 증가하는데 머무를 것으로 추정. 하반기 역시 석유화학제품 수요 둔화와 신.증설 공장의 완공으로 인한 세계적인 공급과잉속에 내수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4.5% 증가하고 생산은 2.8% 증가하는데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는 상반기에 내수위축(0.5% 감소)에도 불구 수출이 증가(4.8%)하면서 생산이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추정. 국내경기의 회복세 전망에도 불구 높은 수준의 국제유가로 인해 하반기 내수(1.8% 증가)와 수출(1.7% 감소)물량의 큰 변동없이 지난해 생산량(0.9% 증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조선은 2년반 이상(1,600만톤)의 안정적인 일감확보와 원활한 생산활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반기에는 295만톤(전년동기대비 9.7% 감소, 전년도 생산물량이 상반기에 집중된데 기인)의 건조실적과 전년동기수준(0.8% 증가)의 수출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등 호조세 지속. 2001년 전체 수주가 평년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반기 건조량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3.3% 증가하고 수출도 전년동기대비 12.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 철강 : 상반기 부진에 이어 하반기 회복 불투명 이에 비해 섬유와 철강업종의 경우 상반기 부진에 이어 하반기에도 회복세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는 화섬.면방업계의 구조조정과 미.일 등 주요 수출시장의 침체, 저가의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 등으로 상반기중 내수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9.6%, 10.7% 감소하고 이에 따라 10.9%의 생산감소가 예상. 하반기에는 경기회복으로 내수와 수출(전년동기대비 각각 1.6%, 0.9% 감소)이 상반기에 비해서는 감소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이나 화섬 및 면방업계의 구조조정과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에 따른 자율감산으로 전년동기대비 7.2%의 생산감소가 예상된다. 철강은 상반기중 국제철강시황 침체속에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4.8% 증가하는데 그치고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내수가 4.3% 감소함에 따라 생산이 1.4% 감소. 하반기 역시 미국 등의 통상압력 강화 등 대내외적 여건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어려울 전망에 따라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내수와 수출이 각각 0.7%, 6.4% 감소하고 생산 역시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