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kidp.or.kr > 지난해 뉴욕 타임스에는 '시각 공해로부터의 자유'란 주제의 글이 실려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풍경들을 그냥 참아 넘길 것이 아니라 공공시설물의 디자인, 이웃집의 페인트 색깔과 창틀모양까지도 참견하자는 것이었다. 이처럼 환경에 대한 시각적인 질의 문제가 논의되면서 이제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활공간 전반에서 대두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환경요법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한마디로 환경을 좋게 함으로써 마음을 맑고 깨끗하게 하면 질병까지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병을 앓던 사람이 경치가 좋은 곳에서 요양을 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외국의 한 기관이 숲이 보이는 병실과 보이지 않는 병실에 입원한 환자들의 회복 속도를 조사했더니 숲이 보이는 병실에 입원한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시 녹지 비율과 범죄 발생률이 반비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시각 커뮤니케이션은 주변 환경에 관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이 외부세계 정보중 80% 정도를 시각을 통해 얻는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한다. 첫 인상이 어떻다는 둥 첫눈에 반했다는 둥 가만 생각해 보면 시각이라는 감각을 중요시하는 것이 우리 삶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젊은 임신부들의 태교에 있어서도 좋은 것만 보고 보기 좋은 것만 먹으라는 것처럼 좋은 환경은 우리의 내면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주변 환경의 미적인 요소는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디자인이야말로 미적 환경을 자유자재로 꾸미는 마법사다.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가 대박을 터뜨리고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도 결국은 좋은 디자인을 추구한 결과다. 좋은 디자인은 주변의 환경을 아름답고 편리하게 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게 된다. 또한 디자인 수준이 높은 환경은 외국에 알려져 관광객들이 가고 싶은 나라, 기억하고 싶은 나라가 되게 한다. 자연히 국가이미지도 좋아지게 돼 관광산업의 부흥이라는 경제적인 이익도 가져온다. 이제 디자인은 가장 효과적인 환경요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