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객 2백52만명, 전국관객 5백50만명, 35억원 투자로 1백억원 수익 달성, 한국영화 사상 최고가인 2백만달러에 일본으로 수출, 일본 1백50여개 극장에서 동시상영 예정.

지난해 숱한 화제를 뿌리며 한국영화의 중흥을 가져 왔던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일궈낸 성과다.

국내 영화시장에서 좀처럼 거두기 어려운 성적표다.

JSA는 또 한국영화중 흥행과 비평 부문에서 모두 성공한 드문 작품으로도 꼽힌다.

JSA의 성공 뒤에는 CJ엔터테인먼트 한국영화팀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분단을 다룬 영화는 흥행하기 어렵다는 사내 반발을 무릅쓰고 한국영화팀은 시나리오 구성단계에서 일찌감치 JSA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단지 투자에 그치지 않고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JSA는 난공불락으로 보였던 "쉬리"의 기록을 불과 1년6개월만에 깼다.

JSA 외에도 한국영화팀은 지난해 "섬" "단적비연수" 등에도 투자, 회사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줬다.

덕분에 작년 4월 제일제당에서 분사한 CJ엔터테인먼트는 1년여만에 화려한 독립을 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다음달 코스닥 등록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지난 98년 조직된 CJ엔터테이먼트의 한국영화팀은 석동준(37) 팀장,강원숙(32).정용욱(32) 대리, 김선영(26)씨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연세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한 석 팀장은 지난 95년 제일제당이 세운 영화사 제이콤으로 파견근무를 나가면서 영화와 첫 인연을 맺었다.

영화를 체계적으로 공부하진 않았지만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통해 전문가 못지 않은 실력을 갖추게 됐다.

그는 투자 대상 영화를 선정하고 제작사와 관련된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등 팀의 "야전 사령관" 역할을 하고 있다.

막내인 김선영씨는 투자한 영화와 관련된 세금 계산부터 제작비 영수증 처리까지 팀내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한다.

석 팀장과는 제이콤 시절부터 한솥밥을 먹은 가족같은 사이다.

작년 1월과 9월 각각 팀에 합류한 강원숙.정용욱 대리는 대학시절부터 영화 서클에서 활동한 영화 마니아다.

강 대리는 이화여대 신방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충무로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줄곧 영화판에서 잔뼈가 굵었다.

서울대 신문학과를 나온 정 대리는 제일기획 홍보영화 담당 프로듀서를 거쳤다.

이들은 시나리오 선정을 비롯 홍보.마케팅.배급.해외수출 등을 책임진다.

한편의 영화가 탄생해 소멸할 때까지 모든 과정의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영화팀이 투자 대상 영화를 고를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은 투자액 대비 수익성이다.

"작품성을 따지기 보다는 철저하게 상업적인 전략을 추구한다"는 것이 석 팀장의 설명이다.

이런 원칙은 오는 9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무협영화 "무사"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제작이 막바지에 이른 "무사"는 최근 미국과 프랑스 등의 배급사들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어 흥행성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JSA에 이어 "무사"가 다시 한번 대박을 터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