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관리는 기업이 가장 아웃소싱하기 힘든 분야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인사관리는 최고경영자나 기업주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사관리에 신경을 쓰다보면 기업경쟁력을 키우는데 전력해야 할 업체의 에너지가 소모되고 만다.

그래서 이마저도 아웃소싱해버리는 기업이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인사관리를 아웃소싱해 효과를 본 대표적인 기업이다.

위성방송 수신장치인 셋톱박스를 제조,생산하는 벤처기업인 휴맥스는 회사 설립후 생산,제조 연구개발등을 아웃소싱했다.

아웃소싱의 효과로 조직이 커지자 이 회사는 지난해 3월부터 인사관리까지 현덕경영연구소(소장 임성원)에 맡기고 있다.

현덕경영연구소는 기업의 인사 조직관련 컨설팅 전문기업.

컨설팅을 해오다가 휴맥스와 인연이 돼 휴맥스의 직무분석 인사고과기준 등을 대행해 주고 있다.

변대규 사장이 인사아웃소싱을 과감하게 추진한 이유는 핵심역량인 셋톱박스의 첨단 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자 했기 때문.

본인의 비전문분야인 인사관리등에 매달리는 것보다는 인사전문가에게 외주를 주고 자신은 노키아나 모토롤라등 세계 유수의 기업을 따라 잡을 전략에 전념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이었다.

물론 아웃소싱 업체선택의 일반적인 원칙인 핵심역량과 신뢰성 면에서 임성원 소장을 확신한 것도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이유였다.

이런 사정으로 변 사장은 임 소장과 아웃소싱 계약을 하면서 "세계 3대 디지털 셋톱박스 메이커가 된다는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

기본을 중시하는 철저한 프로정신과 디지털 마인드및 팀웍을 갖춘 인물을 원한다"라는 말만 던졌다고 한다.

휴맥스의 인사관리 위임을 맡은 현덕의 임 소장은 우선 휴맥스의 직원들을 개별적으로 면담하고 워크샵 등을 열어 대화 통로를 여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회사의 전략적 목표에 맞도록 직원들의 직무성과와 역량를 평가하는 모델 등을 구축했다.

현덕은 요즘 이를 기준으로 개개인의 연봉을 책정하고 성과급에 대한 지표들을 설정하고 있다.

평가및 보상에 있어서 철저한 성과주의를 지향하고 인사에 투명성을 확보하며 외부가치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급여와 상여금의 결정 기준도 연령 연공등이 아니라 직무에 요구되는 능력특성과 업적 달성도에 따라 좌우된다.

현덕은 휴맥스의 조직개편이나 프로세스 혁신도 함께 아웃소싱하고 있다.

필요하면 경영회의에 참가한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위한 전략도 짜고 있다.

최근 관심을 집중 시키는 과제는 늘어난 해외 현지 법인들과 휴맥스 거래 회사들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

물론 이러한 인사 아웃소싱 프로그램들은 모두 변 사장에게 직접 보고된 후 실행된다.

임 소장은 "인사관리는 경영자의 고유영역이기는 하지만 외부인이 참여할 경우 직원들이 오히려 쉽게 결정을 수용하는 이점도 있다"고 밝힌다.

하지만 인사관리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므로 CEO의 적극적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휴맥스는 아웃소싱으로 핵심역량을 연구개발에 집중해 올해는 지난해 1천4백25억원보다 1천억원 정도 더 많은 2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5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낸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