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를 받는 학생 비율은 줄고 있지만 전체 과외비용은 늘고 있어 과외비의 고액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 강남과 신도시의 과외비가 지난해와 비교해 50% 늘어나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사실은 3일 교육부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해 11월9일부터 한달간 전국 초·중·고 1백25개 학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 등 총 2만5천2백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0년도 과외비 실태조사''에서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등학생들의 총 과외비용은 7조1천2백76억원으로 99년에 비해 5.2% 늘어났다.

그러나 과외비율(전체 학생중 과외받는 학생 비율)은 58.2%로 99년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고액과외가 늘고 있다=지난해 과외비율은 58.2%로 99년(62.3%)에 비해 4.1%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고등학생은 35.6%에서 47.2%로 11.6%포인트 줄어들었으며 중학생도 59.9%로 3.3%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초등학생은 70.7%로 0.6%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총 과외비는 7조1천2백76억원으로 99년보다 5.2% 늘어났다.

이는 22조7천억원인 지난해 교육예산의 31.4%에 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치원생 교육비나 육성회 기부금,교재 구입비 등을 감안하면 사교육비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학생 1인당 평균 과외비용은 88만9천원으로 99년에 비해 2만4천원 증가했다.

과외학생만을 기준으로 하면 1인당 1백33만5천원으로 99년보다 7만8천원 증가했다.

이처럼 과외받는 학생이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 과외비용이 증가한 것은 외환위기여파로 소득수준의 양극화가 뚜렷해지면서 상대적으로 고액과외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연간 30만원 이하의 낮은 금액대 과외는 99년에 비해 10.7% 줄어든 반면 1백51만원 이상의 고액과외는 4.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역시 강남지역 과외비가 최고=과외학생 1인당 연간 과외비는 서울이 1백75만6천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서울의 강남 서초 송파 등 특가지의 과외학생 1인당 평균 과외비는 99년보다 94만3천원 늘어난 2백86만6천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이에 반해 전체 과외학생의 1인당 평균 과외비용은 1백33만5천원이었다.

분당 일산 등 신도시 과외 학생의 1인당 평균 과외비용도 99년보다 72만4천원 가량 증가한 2백32만7천원으로 강남 서초 등 특가지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외는 필요한 것=이번 조사에서 학부모 59.4%는 정규과목의 과외에 대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학부모는 11.9%에 불과했다.

반면 교사들은 30.2%만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대조를 보였다.

정규과목 이외의 과목에 대해서는 학부모 60.4%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반면 12.8%는 불필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교사의 74.7%가 정규과목이외 과목의 과외에 대해 찬성한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