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체제 직후인 1998년 2월 주변아파트보다 평당 2백50만원이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리에 분양됐던 경기도 용인시 구성면 동아 솔레시티는 용인 일대에서도 가장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철골조로 지어지는 고급아파트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한때 로열층에 1억원이 넘는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으나 동아건설 부도이후 공사중단이 거듭되면서 입주예정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현재 완공까지 남은 공기는 불과 24일이지만 1천7백1가구 입주예정자들은 오늘도 하염없이 입주일을 기다려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여 있다.

당초 지난 1월말로 예정됐던 입주가 3월 중순으로 연기된데 이어 지난달 6일부터 또다시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입주에 맞춰 전세계약이 만료됐거나 잔금마련을 위해 집을 처분한 입주예정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월세를 살거나 친척집에 잠시 기거하고 있다.

분당에 갖고 있던 아파트를 최근 처분한 입주예정자 이혜자(60)씨는 "지난달말부터 짐은 이사짐센터에 보관하고 아들집에 잠시 머물고 있다"며 "아이들은 친구집에 맡기고 부모는 여관에 묵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동대문구 제기동 김모(56)씨도 "살고 있던 집을 전세로 내줘 지금은 반지하 방 2칸에 한가족이 머물고 있는 형편"이라며 "그나마 집시처럼 유랑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보다는 사정이 낫다"고 말했다.

솔레시티 입주예정자들이 만든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올라와 있다.

"솔레시티는 평생 처음 내집을 손수 장만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기쁨이자 보람이었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제발 저의 아름다운 계획이 빨리 실현될 수 있도록 해줄 수는 없을까요"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