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외국정부의 농업보조금 정책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앤 비니먼 농무부 장관 취임식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의 불공정한 농업 보조금에 대해 견딜만큼 견뎌왔다"면서 앞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날 발언은 유럽연합(EU) 각국이 광우병 및 구제역 등으로 자국 농가에 보상금 지급을 확대하고 있고 한국과 일본 등이 쌀 시장개방 합의를 미루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이와 관련,일본 요미우리신문은 4일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일본의 쌀시장 개방문제에도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 농업이 다른 국가들의 보조금 등 불공정한 정책으로 인한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농업 문제는 우리의 최우선순위(top priority)정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계의 모든 시장은 항상 개방적이어야 한다"며 "미국은 자국 우선주의에 따른 불공정한 보조금들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측은 이달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에서 이 문제를 정식 의제로 다룰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닉 브라운 영국 농무장관은 2일 "광우병 및 구제역 발생 농가에 대한 긴급지원을 EU측에 요청했다"며 EU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EU가 2억2천9백만달러에 달하는 농업보조금을 피해농가에 즉시 지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EU측 일부에서는 EU의 공동농업정책 예산중 49%가 이번 보조금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