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 침체로 갈 곳을 잃은 ''떴다방''(이동중개업자)들이 수도권 인기지역 민간 임대아파트로 몰리면서 법으로 금지된 임대아파트 분양권 전매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따라 무주택 서민을 위해 국민주택기금까지 지원받아 건립되는 민간 임대아파트가 투기의 대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임대아파트 실수요자들만 수백만원씩의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사야 하는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다.

◇편법거래 실태=분양권 편법 전매는 중형 임대아파트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상대적으로 싼 분양가에 고급 마감재를 사용한 30평형대 임대아파트가 등장하면서 마땅한 ''일감''을 찾지 못한 ''떴다방''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지난 28일 경기도 광주지역 1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한 임대아파트 견본주택에는 서울 분당 용인 등 각지에서 모여든 수십명의 ''떴다방''들이 명함을 돌리며 수요자 확보에 열을 올렸다.

이곳에서 영업한지 6개월째라는 중개업자 K씨는 "로열층에 당첨되면 프리미엄 3백만~4백만원은 받을 수 있다"면서 "물건이 있으면 팔아주겠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자 Y씨도 "임대아파트 전매가 재테크 수단이 된지 오래"라며 "서울 인기아파트 처럼 수천만원의 웃돈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거래가 활발한 편"이라고 실토했다.

◇거래수법 및 대책=임대아파트 분양권 편법 거래는 분양률을 올리려는 건설업체와 물건을 다량으로 확보해 되팔려는 ''떴다방''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데서 출발한다.

가장 자주 사용되는 수법은 ''떴다방''들이 미분양됐거나 계약해지된 물건을 건설업체로부터 넘겨 받아 실수요자에게 파는 것이다.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수도권 3순위에 청약해 물건을 여러개 확보한뒤 청약하지 못한 수요자들에게 웃돈을 붙여 되파는 수법도 흔히 동원된다.

하지만 단속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떴다방''들의 편법 전매 활동이 워낙 암암리에 이뤄지는 탓이다.

건설업체들로서도 분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손해볼 게 없다.

이에따라 ''떴다방''과 건설업체 분양관계자들에 대한 단속이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내집마련 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불법 중개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설업체들도 ''떴다방''을 동원해야만 분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는게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