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 뭉친다"

벤처거품이 걷혀지면서 많은 닷컴기업들이 벼랑끝에 내몰렸던 지난해 4월.벤처붐과 함께 우후죽순 생겨났던 벤처모임들도 휴면에 들어갔다.

이런 와중에 결성돼 매달 한차례씩 꾸준히 모임을 가져온 벤처커뮤니티가 있다.

지노텍의 진철수 사장 제안으로 24명의 닷컴기업 대표들이 주축이 된 디지털21클럽이 바로 그 곳.회장을 맡은 진 사장은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서로 협력해 난관을 이겨나가자는 취지에 많은 닷컴기업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50여명으로 회원이 부쩍 늘었다.

이중 70%가 닷컴기업 대표다.

"매달 모임에 20명 이상은 꼭 참석한다"고 진 사장은 귀띔했다.

탄생 배경이 그래서인지 이 모임은 철저히 실리적이다.

매월 둘째주 화요일에 열리는 세미나는 인터넷기업의 중국진출방안 등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짜여진다.

오는 13일 월례모임에선 한국수출보험공사 관계자가 나와 수출보험 이용방법을 소개할 예정이다.

인터넷솔루션이 수출보험 대상인데도 이를 모르고 있는 닷컴기업이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회원사들이 돌아가며 사업 소개를 하기도 한다.

생존을 위한 제휴는 대개 세미나에 이어 갖게되는 저녁 식사중에 이뤄진다.

공동마케팅에서부터 회원공유 인력교류 기술제휴 해외 공동진출 등이 주로 논의된다고 회원들은 밝힌다.

인터넷여행사이트인 골드투어의 이용자가 아이캐쉬의 사이버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도 그런 과정에서 성사됐다.

수주받은 프로젝트의 일부를 회원사에 맡겨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채수영 변호사와 동아방송대 광고홍보학과 정준화 교수 등 전문가들도 회원으로 참가해 회원사들의 법률자문 등을 해준다.

최근에는 공동으로 웹사이트(www.digital21club.com)를 개설했다.

진 사장은 "모임에 참여하는 닷컴기업의 면면이 콘텐츠 전자결제 무선인터넷 인큐베이팅 웹에이전시 등 닷컴업계를 망라하고 있다"며 "외형이 작은 닷컴기업들이 경쟁력을 쌓아가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인프라로 육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02)873-5891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