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부가 마침내 출범했다.

21세기는 여성의 감성과 섬세함 통합력을 필요로 하는 디지털시대며 따라서 여성인력 활용이야말로 국가경쟁력의 근간이라고 한다.

여성부 신설에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런 시점에서 여성의 경제활동 증진을 비롯한 남녀평등사회 구현을 국가적 과제로 삼은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성의 사회진출 증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력개발과 취업훈련,육아문제 해결 등 실질적 지원을 위한 정책개발 및 실천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인구는 99년 현재 47.4%로 남성의 74.4%에 훨씬 못미친다.

종업원 10인이 넘는 사업체의 여성과장급 이상은 10%, 5인이상 사업체의 여성 사장은 2.9%에 불과하다.

특히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여성 취업률이 17.7%밖에 안된다는 사실은 국가적 자원낭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지난해 의회진출 및 행정관리직과 전문기술직 비율을 감안해 측정한 여성권한 척도가 70개국중 63위라는 것 또한 우리의 여성인력 사장(死藏)현상의 심각성을 드러내고도 남는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늘리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취업 촉진및 고용 안정등 현실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자면 일반기업과 관공서 등 직장의 고용및 승진에서의 차별 금지및 보육시설 확대가 우선과제다.

아울러 출산휴가 연장등 선진국형 모성보호법 제정이 오히려 여성의 정규직 채용을 막는 요인이 되지는 않는지 이상주의적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성희롱 등 여성인권문제의 상당수가 고용 안정과 관련돼 발생한다는 사실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론 초미니 부처인데다 여성관련 업무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만큼 이를 총괄하고 조정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여성계를 비롯한 일반의 기대가 큰 만큼 빠른 시일안에 뭔가 가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그럴수록 전시행정이나 일과성 정책에 매달리지 말고 조직과 체제를 정비, 현실성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수행하는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일반여성들이 여성부의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일도 소홀히 해선 안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여성의 경제활동 증진을 위한 거시적 정책 기획및 부처간 조정및 설득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여성부 순항의 관건이다.

그러자면 인내와 의지가 중요하다.

여성계의 경우 이제 막 출범한 만큼 어려움과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참고 기다리며 협조하는 태도를 지녀야 함도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