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에는 지금 유니크로(UNIQLO)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 열풍은 현해탄을 건너와 우리나라까지 강타하고 있다.

의류업계에서 명함을 내밀려면 유니크로에 대해 적어도 몇마디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한다.

바다를 넘나들며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유니크로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한마디로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값만 싼게 아니다.

품질도 뛰어나다.

간판 상품인 후리스 재킷을 보자.이 상품은 99년 8백50만장이 팔려나간데 이어 지난해에는 1천2백만장이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일본 의류업계에서 전무후무한 대기록이다.

가격은 불과 1천9백엔.옷값 비싸기로 정평이 난 일본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여겨지던 가격이다.

유니크로는 이 불가능의 가격을 현실로 바꾸었다.

비결은 역발상이다.

남들이 기피하는 소품종 대량생산에 승부를 걸었다.

생산기지는 중국.상품의 기획 개발 판매는 일본에서,생산은 중국에서 함으로써 원가를 최대한 낮췄다.

생산방식은 한 공장 한 품목이 기본이다.

한 품목당 생산량은 최소한 1백만장이 넘는다.

한 우물만 파다보니 중국 공장들도 자연 노하우가 생기고 원가는 더욱 낮아진다.

줄어드는 비용은 다시 상품개발에 투입되거나 가격을 낮추는 원동력이 된다.

소비자들의 절대적 지지가 이같은 선순환을 가능케했다.

유니크로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2배를 웃도는 2천2백억엔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가지 가격의 상품만을 파는 원 프라이스 숍(One Price Shop).

장기불황의 와중에 우후죽순 생겨났다.

원조이면서 대표주자는 지난 79년 히로시마에 처음 선보인 "1백엔숍 다이소".

현재 전국 체인점이 1천8백개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2천1백억엔.의류업체인 유니크로와 비슷한 외형이다.

1백엔숍 시장에서 이 체인점은 지난 94년부터 지난해까지 점포수와 매출액이 무려 6배 늘어났다.

1백엔숍의 주종목은 생활용품이나 잡화다.

칼꽂이,플라스틱 바가지 등 일용잡화와 문구류,야채,과일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을 1백엔에 팔고 있다.

성공 비결은 저가 대량구입.낱개로 사면 2백~3백엔쯤 하는 물건을 70~80엔에 수십만개 단위로 사들여 이를 1백엔에 되파는 것이다.

불황으로 호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에게 1백엔숍은 매력적인 쇼핑장소가 됐다.

1백엔숍도 처음에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본사의 구매력이 약해 매장안에 진열된 것은 싸구려 상품이나 중소기업의 재고상품이 주종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체인점이 늘어나고 본사 구매력이 커지면서 좋은 상품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강창동 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