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가 과연 기지개를 켜는 걸까''

삼성전자가 이틀 연속 올랐다.

현대전자도 막판에 약세로 밀렸지만 장중 내내 오름세를 유지했다.

특히 전날 북미현물시장에서 64메가D램가격이 다시 하락한 가운데 나온 상승세라 주목을 끈다.

외국인도 모처럼 삼성전자를 순매수,''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탄 증시를 당차게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아직은 부정적이다.

반도체값의 하락세가 멈췄다고 속단하기 힘든데다 국내 수급여건도 여전히 꼬여 있어 삼성전자가 단기간에 시세를 분출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이다.

다만 그동안의 하락세와 국제 반도체가격이 바닥권에 이르고 있음을 감안할 때 추가급락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 미국주가가 대통령선거로 인한 불안에서 깨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방경직성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종합주가지수도 550언저리에서 지지선을 굳건히 다지며 완만한 상승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상승전환기미가 뚜렷해지지 않으면 지수상승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외국인의 매기가 몰리고 있는 업종대표주(옐로칩)위주의 투자전략이 효율적인 것으로 지적된다.

◆반도체가격이 최대 변수=역시 반도체값이 반도체주가를 좌우할 최대 변수다.

삼성전자가 하락세를 벗어나 이틀 연속 상승을 보인 것도 반도체값이 보합양상을 띤 결과로 풀이된다.

북미현물시장에서 64메가D램 가격은 지난 6일 3달러대(3.85~4.08달러)로 하락했다.

그후 추가하락이 저지되며 이 수준이 유지됐다.

이 덕분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3일 4.3%오른데 이어 14일에도 5.7%나 뛰어 올랐다.

이에 자극받은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에 대한 매수세를 보여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반도체값이 바닥을 쳤다고 속단하기는 힘들다.

실제 지난 14일 64메가D램값은 보합세에서 탈피,3.41~3.61달러수준으로 하락했다.

D램수요의 65%를 차지하는 PC시장이 위축된데다 반도체업체의 설비투자확대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탓이다.

노근환 동양증권 리서치팀장은 "어느 정도 바닥권에 다다른 느낌이지만 업황을 고려할때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하락은 저지될 전망=반도체가격이 추가 하락하더라도 삼성전자와 현대전자등 반도체주가 크게 하락할 것 같지는 않다.

국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그렇다.

미국증시에선 애널리스트들이 앞다투어 ''주식매수''를 권하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대선의 후유증이 걷히는 모습이다.

당분간 상승세를 점칠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증시에 일희일비하는 외국인이 다시 매수세를 보일 경우 반도체주의 수급여건도 호전될 수 있다.

국내적으로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 체신예금등 연기금이 증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블루칩 위주로 주식을 사들이며 악성매물을 소화해내고 있다.

최근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뚜렷해진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김기호 제일투신 주식운용팀장은 "국내 수급사정이 미미하나마 호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주의 추가급락은 저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가 20만원선을 상향돌파하느냐가 종합주가지수의 상승폭을 가늠할 것"으로 예상했다.

◆옐로칩 투자를 고려해야=이런 점을 감안하면 당장 삼성전자를 매수하는건 다소 부담스러운 것으로 분석된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D램값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추가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반도체주 매수시점은 다소 늦추는게 좋다"고 권했다.

대신 국내 증시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는 점을 감안,당분간 업종대표주(옐로칩)위주의 투자가 나아보인다고 밝혔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