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작품은 5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시작된 "명.청황조 미술대전"에 걸려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5세기 초부터 18세기 말까지 명.청시대에 이름을 떨쳤던 화가 36명이 그린 진품 6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모두 중국 3대 국립박물관인 요녕성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로 이 가운데는 국보급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예술의전당측은 "이번 전시는 명·청시대 중국미술의 백미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조선회화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또 문인화와 궁중화 풍속화 불화 등 여러 장르를 망라하고 있어 동양회화의 다양성을 맛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품작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길이 18m짜리 초대형작인 ''대가노부도''.
청나라 건륭황제 행차를 그린 작품으로 당시 궁중의 의식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청시대 쑤저우(蘇州)의 번화한 모습을 담은 12m짜리 ''고소번화도(姑蘇繁華圖)''도 발길을 잡는 작품.
서양이란 화가가 그린 이 그림은 마치 소주의 거리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도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1만2천여명의 인물,2백60여개의 상점,4백여척의 배,50개의 교량 등 공필화로서 그 정교함과 치밀함이 극치를 이룬다.
명나라 때 모사(베끼는 것)의 1인자였던 구영이 그린 ''청명상하도(淸明上下圖)'' 역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중국 1급 국보로 보전되고 있는 이 그림은 북송 때 장택단이 북송의 수도였던 변경의 활력있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을 구영이 9m 화폭에 다시 그린 것.
시장 밭 들 하천 배 수레 인물 등을 소재로 온갖 사회풍속을 마치 살아 움직이듯 담아내고 있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이 작품을 보고 장택단의 그림보다 더 훌륭하다고 극찬했다는 글이 전해온다.
또 청나라 초기 정통화법을 고집한 화가들의 산수화와 궁중화가 장호가 황제의 치적을 기린 역사화 ''영대사연도(瀛臺賜宴圖)''도 흥미거리다.
이밖에 인간의 경계를 절묘하게 그려낸 정운봉의 ''설색관음도'',청대 정통파로 불리던 왕휘의 ''사계산수도'' 등도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다.
예술의전당 전시사업팀 채홍기 팀장은 "명·청나라 때 회화는 조선시대 화가들의 중요한 매개자였기 때문에 이들 그림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달 첫째 둘째 셋째주 토요일(오후 2시) 엔 한국과 중국의 미술사가들이 강사로 나서 이번 전시와 관련한 작품설명회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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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설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