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접어들면서 기온의 일교차가 커지는데다 장시간 여행으로 쌓이는 피로로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게다가 추석 연휴에 친지나 고향 친구들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어울리면서 과음 과식을 하는 등 생활리듬이 깨질 수도 있다.

주부들은 명절때만 되면 차례상 준비와 손님맞이로 만신창이가 된다.

더욱이 의약분업 파동으로 종합병원 응급실마저 원활하게 가동되지 않아 아프면 의지할 데가 없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 장시간 운전 =밀폐된 공간에서 오랫동안 운전하면 산소부족과 근육피로가 겹치게 된다.

하품이나 깊은 한숨이 나올 때는 이산화탄소가 체내에 많이 축적됐다는 신호다.

이 때는 창문을 열어 차내 환기를 해줘야 한다.

귀향 전날에는 잠을 푹 자둬 졸음 운전을 예방하는 것도 필수.

커피는 한순간의 각성효과를 기대할 순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피로를 가중시킨다.

졸리면 도로변으로 빠져나와 눈을 잠시 붙이거나 교대운전을 하는 게 좋다.

자동차 좌석이 푹신하면 서있을 때보다 허리에 두배 이상 하중이 가해진다.

따라서 푹신한 방석은 사용하지 말고 운전석 허리받침을 90도 가까이 세우는게 좋다.

무릎의 각도는 1백20도 정도가 되도록 의자를 조정한다.

또 주행중 한 두시간마다 차를 세우고 밖으로 나와 목 허리 어깨관절을 풀어주고 스트레칭과 심호흡을 한다.

◆ 배탈 =일찍 찾아온 추석으로 한낮 기온은 여름철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로 인해 미리 만들어 놓은 음식이 상해 세균성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2∼3일 정도 계속되는 설사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세가 좋아진다.

과식 후 급체에는 소화기 운동을 강화시키는 소화제나 위장관운동 촉진제가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한나절 정도 금식으로 위를 비우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

상태가 좋아진 후에는 죽과 미음 등 부담이 적은 음식을 먹는다.

설사가 일어날 때는 기름기 있는 음식은 피하면서 보리차 꿀물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과 열량을 보충해 준다.

지사제중 설사를 일으키는 신경중추를 억제하는 약은 설사를 빠르게 멎게는 하지만 유독물질의 배출을 막으므로 삼가는게 좋다.

◆ 만성질환자 =평소 철저한 식사요법으로 혈당 혈압 혈중지질농도 관리를 해오던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신장질환 환자들도 명절 연휴 때는 과식이나 과음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이런 환자들은 더러 심부전이나 고혈당으로 응급실을 찾아오기도 한다.

참고로 송편 1개(20g)는 40㎉로 8개를 먹게 되면 밥 한공기와 같다.

갈비찜은 작은 것 한토막(30g)이 1백㎉를 낸다.

한편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는 소금기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체내에 수분이 지나치게 고여 울혈성 심부전에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 응급처지요령 =어린이들은 환경변화에 취약한데다 낯선 곳에서 뛰어놀다가 사고당하기 쉽다.

부모의 각별한 보살핌이 요구된다.

화상을 입게 되면 입은 옷을 빨리 벗긴 후 차가운 물로 열기를 식혀준다.

소주나 된장을 바르는 것은 상태를 악화시키므로 삼가야 한다.

바셀린을 바른 뒤 거즈를 붙이고 붕대를 공기가 통할 정도로 감아준다.

이물질이나 유독물을 삼켰을 경우 물과 최토제시럽을 먹여 토하게 한다.

그러나 강산 강알칼리 등의 부식성 물질을 먹었을 경우에는 절대로 토하게 해서는 안되고 병원으로 신속하게 옮겨 위세척을 해야 한다.

급한대로 강산에는 우유 달걀 비눗물을, 강알칼리에는 묽은 식초나 오렌지주스를 먹이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고열이 계속되면 경련이 일어나고 뇌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체온이 38도를 넘으면 옷을 벗기고 찬물과 알코올로 마사지해 준다.

해열제는 성인 복용량의 4분의 1∼2분의 1 정도 먹여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도움말 주신분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성환 자생한방병원 내과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