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을 향한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대기업 화학사나 중견제약사, 바이오벤처들이 해외 진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세계 바이오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바이오기술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해외 진출 방향은 크게 두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현지법인 설립이나 외국 기업과의 마케팅 제휴 등을 통해 아직까지 진입문턱이 높은 미국 유럽 등 시장규모가 큰 선진 바이오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

다른 하나는 해외 유수 바이오업체들과의 기술 제휴나 M&A, 해외 연구개발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국내보다 앞선 기술력과 바이오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대기업들은 세계 유수 바이오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 마련에 주력하는 한편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외국 바이오벤처들에 지분투자하는 방식으로 필수 기술 확보에 나섰다.

벤처들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술을 가지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외국벤처와 기술제휴를 통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성장호르몬인 유트로핀 등 6개 유전공학 의약품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독일 바이오파트너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또 자체 개발한 퀴놀론계 항생제인 팩티브를 세계적 신약으로 키우기 위해 영국 스미스클라인 비참사와 업무제휴를 맺었다.

미국 바이오벤처인 엘리트라사와는 총 3천만달러를 투자하고 진척도에 따라 기술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항생제 분야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LG화학은 "포스트게놈사업을 위해 관련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들과 다양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미국 3~4개 벤처와 제휴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일제당은 미국에서 생명공학 통합법인 설립과 국제컨소시엄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바이오벤처 3곳과 대학 연구소, 미국 에너지부 산하 출연연구기관과 함께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전길환 제일제당 부사장은 "휴먼 게놈프로젝트 완성 등 생명공학산업의 발전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며 "과감한 미국 현지투자를 통해 속도와 효율성면에서 앞서나가는 연구개발 전략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녹십자는 지난 3월 유럽의 다국적 생명공학 기업인 라인바이오텍과 백신부문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재조합 단백질 대량생산 기술등 생명공학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 마케팅 판매에 이르기까지 라인바이오텍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수직적 통합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어빈시에 선진기법 습득과 현지사업개발 등을 위해 녹십자 컨설팅 현지법인을 설립, 운영중이다.

최근들어 벤처들의 해외진출도 두드러지고 있다.

유니젠은 최근 미국의 UPI사와 기술 및 정보 공유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천연 식물로부터 신물질을 분석, 추출해내는 기술을 갖고 있는 유니젠과 인체 유전 정보 및 천연 물질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고 있는 UPI가 협력하기로 한 것이다.

이병훈 사장은 "선진기술을 받아들여 식물 추출 식품과 의약품을 개발해내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가톨릭대와 포항공대 출신 석.박사가 주축이 된 벤처기업 이즈텍은 지난달 21일 일본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 업체인 벤처몰과의 제휴를 통해 한.일 양국간 기술및 투자협력 중개 사업에 나섰다.

바이오리더스는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일본 생명공학 교수들과 함께 일본현지법인인 ''재팬 바이오리더스''를 설립, 포스트 게놈 연구를 통한 신규 의약품 개발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에디슨은 미국 신경병리학회 회장인 로이드 하록스, 지방화학회 부회장인 부르스 하럽, 독일 뮌헨대 의과대 교수인 피터 웨버, 일본 국립 기초생물학 연구원 교수인 무라타, 헝가리 과학 아카데미 부원장인 티보 파카스씨 등과 첨단 기술 연구망을 구축, 차세대 생물자원 개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졍명준 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쎌바이오텍 사장)은 "국내 바이오업체의 성장성과 가능성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며 "협회차원에서 국내 벤처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