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평양에서 계속된 제2차 남북 장관급 회담은 난항을 거듭했다.

화기애애했던 전날의 분위기와는 달리 북측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탓이다.

<> 합의, 어디까지 왔나 =이날 밤까지 명확히 합의에 이른 것은 <>경협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 <>경의선 복원관련 실무협상 9월중 개최 <>연내 이산가족 교환방문 2차례 추가실시 <>백두산.한라산 교차관광 9월 중.하순 순차실시 <>3차 회담 10월초 개최 등 5가지 사안이다.

이중 경협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에 합의한 것은 이번 회담의 가장 두드러진 성과다.

남측은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분쟁해결.청산결제 등 4가지 합의서의 구체적 문안까지 타결하려 했으나 북측이 난색을 표시해 9월중 실무협상을 열어 다시 협의키로 했다.

양측은 군사적 긴장완화에 관한 내용을 포함한 6~7가지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1일 오전 발표키로 했다.

<> 왜 진통 겪었나 =남측이 가장 역점을 뒀던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직통전화 설치와 군당국자간 회담에 대한 이견이 컸기 때문이다.

북측이 군부를 염두에 둔 듯 "내부사정"을 이유로 구체적인 결정을 꺼린 결과였다.

분야별 위원회 구성문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 문제도 북측이 이들의 존재 자체를 부인, 본격적인 논의조차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문제는 김대중 대통령도 몇차례 언급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아 남측 대표단은 귀환일을 하루 늦추면서까지 추가협상에 매달렸다.

양측의 지루한 실랑이는 이날 오후 5시쯤 양측 수석대표가 북측 고위인사를 만나고 온뒤 해결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규 수석대표는 "이견이 많이 정리됐다. 대략 합의가 됐다"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