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만남을 이틀 앞둔 13일 남측 이산가족들은 설레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다.

이들은 북측 혈육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느라 분주한 휴일을 보냈다.

방북단중 지방 거주자는 이날 오후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 도착,14일에 있을 방북 안내교육을 준비했다.

코엑스(COEX)와 올림픽파크텔 등 남측 행사장도 마무리 점검에 바빴다.

◆행사준비=워커힐호텔은 북측 이산가족들이 묵을 7,8층 92개 객실에는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양주 등 외제품을 빼내고 영양갱과 우롱차 안동소주 등을 대신 채워넣었다.

상봉기간 동안 간호사와 구급차도 24시간 대기시킬 계획이다.

북측 손님들의 식사메뉴로 인삼야채무침 민어삼색전 밀쌈구절판 갈비찜 등 50여종의 음식을 장만했다.

카지노와 면세점 직원을 제외한 1천4백명으로 7개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매일 리허설을 열고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는 단체상봉장인 3층 컨벤션 센터(1천9백여평)에 초대형 멀티미디어 화면과 의자 8개가 딸린 대형 탁자 2백개를 준비했다.

코엑스측은 가족들이 서로 부둥켜 안을 수 있도록 팔걸이 없는 의자를 배치했다.

코엑스측은 14일 오후부터 15일 오전 사이에 최종 리허설을 가질 예정이다.

◆이산가족표정=헤어진 가족들을 북한에서 만나게 된 이선행(81),이송자(82)씨 부부는 "소풍가기 전날처럼 가슴이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들 경희(58)씨와 딸 용숙(74)씨의 생존이 확인된 강기주(90)씨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면서 "하루하루가 마치 몇년이라도 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북에 있는 아내 오채윤(75)씨와 아들 영찬(51),딸 영자(58)씨를 만나러 가는 염대성(78)씨는 "북의 아내와 딸을 위해서는 금가락지를,아들을 위해서는 시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