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화여대앞 상권과 동대문 시장이 외국인 쇼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종전 외국인 관광객 대부분이 몰렸던 이태원은 7년째 계속중인 지하철 공사와 남산 2호터널 보수공사로 인한 최악의 교통난으로 급속히 침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신 이대앞과 동대문 상권이 새로운 외국인 쇼핑지역으로 떠오르면서 외국인 관광객 대상 패키지상품에서 이태원을 빼고 동대문이나 이대앞을 포함시키는 여행사가 늘고 있다.

세계적 관광명소인 이태원에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다.

이곳 상인들에 따르면 올들어 외국인 쇼핑객의 숫자는 지난 해의 20%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한 노점상은 "지난 해의 경우 하루 평균 40~50명의 관광객들이 물건을 사갔다"며 "올해에는 그 숫자가 10명 안팎으로 줄었다"고 시장상황을 전했다.

반면 동대문과 이대앞 상권을 찾는 외국인 손님은 크게 늘었다.

서울 중구청이 지난 6월 세종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올해 동대문 상권에서 쇼핑을 한 외국인 관광객은 하루 평균 2천여명으로 지난 해에 비해 20% 정도 늘어났다.

이대앞에도 외국인들이 몰리고 있다.

이곳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상인은 "지난 해의 경우 하루에 3~4명의 외국인들이 우리 매장에서 물건을 사가는 정도였으나 올들어 그 숫자가 10명 안팎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인근 점포 권리금도 대부분 지난 해의 2배 수준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쇼핑객들을 잡기 위한 이들 재래시장의 경쟁은 당분간 혼전양상을 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세 상권이 서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자기들만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의 경우 이곳 2Km를 통과하는데 20~30분이 걸릴 정도의 심각한 교통난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70년대말부터 외국인을 상대해 온 이곳 상인들의 어학능력과 장사 노하우는 다른 두 상권이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동대문은 도매상권의 가격경쟁력을,이대앞은 대학가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와 편리한 교통을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주력품목도 이태원은 가죽의류,동대문은 캐쥬얼,이대앞은 정장류로 뚜렷이 구분된다.

<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