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 연세대 교수.경영학 >

지난주 더위에 못지 않게 뜨거웠던 토픽은 은행 구조조정을 놓고 벌어진 금융노조와 정부간의 갈등이었다.

3일 월요일자에 실린 은행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은행 클린화 펀드에 대한 기사가 신호탄인 셈이었다.

이것을 시작으로 금융노조 파업 가능성에 대한 기사는 매일 비중 있게 다루어졌다.

이 문제에 대한 한국경제신문 보도는 전반적으로 꼼꼼하고 깊이 있었다고 본다.

우선 4일자 3면의 "금융 총파업의 쟁점과 전망"에서는 문제 발단의 배경, 정부와 노조의 입장과 쟁점, 그리고 외국 사례를 겸한 전문가 의견 등이 균형있게 분석되었다.

이 상황을 전체적으로 조명해준 유익한 기사였다.

그러나 파업이 있을 경우 그것이 정부 정책, 우리 경제, 그리고 은행 고객들에게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다룰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은행 고객의 입장에서 만약의 사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제시했더라면 독자들에게 한층 더 유익했을 것이다.

7일 당일에 있을 정부와 노조간의 대화를 앞두고 실린 3면 기사에서는 도표와 함께 양측의 쟁점을 사안별로 비교 분석하고 아울러 대화에 대한 전망을 한 내용이 돋보였다.

통찰력있는 기사였다고 생각된다.

반면 3일자에 실린 클린화 펀드 설립과 운용에 대한 분석기사는 그 자체로서 매우 상세하고 유익했던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이 문제를 다루면서 바로 다음날부터 지면을 달구게 될 금융노조의 입장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무튼 우리는 의약분업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에 이어서 또 하나의 시련을 겪고 있다.

어느 쪽이 옳고 또 어느 쪽이 그른지를 얘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나라와 개인이 모두 함께 잘되자는 목표를 향해서 가는 것이라면 분명히 만나는 점이 있을 것이다.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모두가 승리하는 해결점을 찾기를 기대한다.

5일 보도된 "세종하이테크 주가 조작" 사건은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우리 경제와 사회 전반에 대해 깊은 우려를 불러 일으킬 만한 이 사건에 대한 한경의 신속하고 상세한 해설은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 주기에 충분했다.

같은 날 LG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기업 지배구조의 건전화는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큰 과제라는 의미에서 주목할만한 발표였다.

그 중요성에 비해 한경의 보도는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LG의 발표가 재계에 미칠 파급효과와 성공 요건, 그리고 우리나라 실정에서의 적합성 등을 전문가 의견과 더불어 보다 상세히 분석해 주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6일에는 IMT-2000 사업자 선정 기준이 발표됐다.

이 보도와 함께 한경은 참여 희망 기업들의 추구 방향과 업계 구도를 심층 분석해 주었다.

또한 발표된 선정 기준과 출연금 원칙의 파장을 상세히 다루어 독자들의 상황 판단에 도움을 주었다.

사업자선정 과정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와 관심이 높아질수록 그 선정 과정이 그만큼 공정해질 것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앞으로도 지속적인 보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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