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관계의 등식이 변하고 있다.

정상회담 과정을 통해 북한의 대외정책노선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따라 다니던 고정관념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 미북관계의 최대현안은 1994년 제네바 핵합의 이행문제와 미사일개발 및 수출억제 문제다.

하지만 북한은 이 두 현안을 빌미로 미국과 수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심거리였다.

둘의 이해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좋은 결실이 맺어질리 없었다.

특히 미국 공화당이 의회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챙긴 소득은 노력에 비해 극히 미미했다.

반면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의 소떼방북이후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를 넓히다 보니 생긴 소득이 많았다.

금강산관광, OEM방식 교류확대, 비료지원 등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급기야 북한은 정상회담까지 받아들인 상황이 됐고 이는 북한의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반증한 것이다.

최근들어 이탈리아, 필리핀, 그리고 호주와의 수교 또한 쉽게 이루어졌다.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북한으로 불러들이는데도 성공했다.

일본과는 전후배상문제를 공식 거론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정상회담전 장쩌민을 방문, 기존혈맹 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관심이 종래의 미국 일변도에서 남한,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기타 세계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과 중요도는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 특파원 양봉진 http://bjGlob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