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22일 내놓은 2002학년도 입시안은 외견상 수능성적 비중 축소와 면접 및 구술시험 확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수능 영역별 성적과 학생부 등은 중요한 전형요소로 여전히 남아있어 실제 내용면에선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분석이다.

우선 서울대는 모든 지원자들에게 추천서를 받도록 함에 따라 추천대상에 끼지 못하는 일반학생들 입장에서는 입학문이 더 좁아지게 됐다.

내신성적이 조금 뒤떨어지더라도 수능시험에서 점수를 만회, 서울대에 들어갈 수 있는 학생들이 없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일단 학교나 학원 등에서 추천서를 받지 못하면 서울대에 지원조차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 추천서와 학업계획서, 개인의 특기.봉사활동들도 입시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수능과 학생부 성적이 엇비슷할 경우 이들 전형요소의 영향력이 커질수 밖에 없다.

특히 2001학년도부터 총점제가 없어지고 수능등급제(9등급)가 실시된다.

따라서 소수점 배점도 폐지되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수능의 변별력이 줄어든다.

상대적으로 성적 이외의 전형요소가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형요소에는 빠져 있지만 수험생들은 논술고사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서울대가 그동안 수시모집을 통해 고교장 추천입학생을 뽑으면서 지필고사를 논술시험으로 활용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재수생이나 검정고시 출신에게는 학원강사 등 일정자격 기준을 갖춘 인원에게 추천을 받고 추천인 실명제 등을 실시한다고 서울대는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행 초기에는 자격기준에 대한 시비와 ''밀실추천'' 등 각종 부작용도 우려된다.

모집단위 광역화의 경우 학생들의 전공선택권이 넓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인기.비인기 학과간 격차를 더욱 벌여놓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모든 입학생들에게 추천서를 받는다는 것 외에는 지금까지 발표됐던 2002학년도 입시요강에 비해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다"면서 "수능성적과 학생부가 여전히 당락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