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권 지도자이자 199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동티모르의 카를로스 필리페 지메네스 벨로(52)주교가 전남대 5.18 연구소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다.

벨로 주교는 16일 낮 서울대교구청에서 정진석 대주교와 만나 동티모르 문제 및 아시아 민주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회는 인권 수호자로서의 사명에 충실해야 합니다.

교회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지요.

아무리 작은 나라도 스스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벨로 주교의 한국 방문은 한국의 동티모르 평화유지군 파병에 대한 답례 형식으로 이뤄졌다.

광주민중항쟁 20주년을 맞아 양국의 어두운 과거와 민주화 과정을 돌아보는 의미도 크다.

벨로 주교는 17일 광주를 방문,전남대에서 "제3 천년의 인권운동 방향"및 "동아시아 인권과 교회의 역할-동티모르의 경험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벨로 주교는 인권수호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18일엔 5.18기념식에 참석한 뒤 김대중 대통령도 예방한다.

"한국과 동티모르는 억압과 폭력이 무엇인지 압니다.

그러나 대응방법은 비폭력적이어야 합니다.

스웨덴 한림원이 저에게 노벨상을 준 것도 평화의지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는 소수민족의 생존권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벨로 주교는 1948년 포르투갈의 식민지 동티모르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살레시오 수도회에 들어간 뒤 포르투갈과 이탈리아에서 공부했다.

1981년 동티모르로 귀국,88년 주교 서품을 받았다.

91년 동티모르 대학살 이후 동티모르의 참극을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벨로 주교는 서울 신길동 살레시오 수녀회 등을 방문한 뒤 18일 대만으로 떠난다.

< 윤승아기자 ah@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