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모두 70명밖에 되지않는 시골 벽지 조그만 초등학교 학생들이 번뜩이는 상상력을 담은 만화집을 펴내 화제다.

주인공은 전북 김제시 부량면에 있는 벽량초등학교 학생들.

5일 맞은 제78회 어린이날을 축하하기 위해 평소 닦은 실력으로 만화와 캐릭터 등을 모아 만화집을 만들었다.

책 제목은 ''대통령 할아버지에게 만화로 편지를 써요''.

우리나라를 살기좋은 나라로 만들어 달라는 희망과 건의를 담은 내용이 대부분이다.

지난 1일 이미 대통령에게 책을 선물로 보냈다.

최근옥(60)교장은 "어린이들과 함께 만화의 소재를 찾다가 이 세상에서 가장 걱정이 많은 사람중 한 사람인 대통령에게 "고민 보자기를 풀고 웃겨보자"는 뜻에서 만화를 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는 꾸밈없는 어린이들의 상상속 세계가 그대로 펼쳐져 있다.

어린이들은 만화를 통해 평소 대하기 힘든 대통령과 함께 축구도 하고 스타크래프트 게임도 한다.

김형준(3학년)군이 그린 표지만화는 대통령이 어린이였을 때를 상상해 뜀틀을 넘는 모습을 표현했다.

김 군은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는 뉴스를 듣고 아무도 넘지 못한 뜀틀을 뛰어넘는 모습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상민군(4학년)은 대통령에게 게임 도전장을 냈다.

"제 그림처럼 대통령 할아버지와 한판 붙었으면 좋겠어요.

싸움이 아니라 스타 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으로 말이에요"

이 학교 어린이들이 이처럼 만화에 재능을 지니게 된 것은 지난 98년3월부임한 최 교장의 남다른 관심에서 시작됐다.

요즘은 매주 한시간씩 만화공부를 한다.

최 교장은 "시골학교라 학생들의 만화공부에 도움이 되는 도서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도시의 어린이나 어른들이 만화나 그림 도서들을 보내줄 것을 거듭 부탁했다.

벽량초등학교(0658)546-9014

< 김제=이계주 기자 leerun@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