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옷과 가방 판매에서 매출경쟁을 벌였던 명품 패션브랜드들이
이번에는 시계전쟁에 돌입했다.

에르메스 샤넬 크리스찬디올 구치 등 유명 패션브랜드들은 최근 잇따라
시계 신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티파니 카르티에와 같은 보석브랜드들도 경쟁적으로 뉴모델을 제시하고
있어 고급시계 시장의 영역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패션명품의 이미지를 등에 업은 시계들이 평균 3백만~
4백만원대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며 "롤렉스 같은 전통 시계브랜드들이 위협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구치다.

작년부터 올초까지 10개의 신모델을 연속으로 쏟아내는 등 다른 아이템만큼
이나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달에 등장한 7900 시리즈는 팔찌처럼 생긴 넓은 가죽밴드에 사각시계판이
박힌 스타일로 이번 구치 컬렉션의 주제인 70,80년대 복고풍 의상과 코디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가격은 1백만~1백50만원대.

다른 브랜드에 비해 시계판매에는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에르메스 또한
공격적인 자세로 바뀌었다.

99년 한햇동안 4종류의 신상품을 내놓았다.

손목끈이 허리 벨트를 연상시키는 벨트와 앞.뒷면이 투명하게 비치는 쎄삼,
왕관장식이 특이한 에스파스 등이다.

또 시장 개척을 위해 아시아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1백40만원대부터 1천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 샤넬은 수년만에 새로운 모델 라홍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으며
크리스찬디올 또한 최근 한국시장에서의 붐을 타고 시계 판매를 시작했다.

보석브랜드들도 시계판매 비중을 계속 늘리고 있다.

카르티에 티파니 불가리 쇼메 등은 각각 4종류 이상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했다.

이들 상품의 평균 가격은 3백만~4백만원대지만 다이아몬드가 박힌 수천만원
대의 호화보석시계도 판매중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작년 말에는 시계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였다"며 당분간 이같은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