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쓰는 링거액(기초수액제) 파동이 우려된다.

값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제약회사들이 생산하지 않겠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체들은 22일 "작년 11월 의약품 실거래가상환제를 실시하면서 링거액
값을 평균 20%나 내려 도저히 채산성을 맞출 수 없다"며 "값을 올려 주지
않을 경우 내년초부터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링거액인 "5% 포도당 500ml" 값은 현재 1병에 8백61원.

한 병을 만드는데 재료비와 생산비용만 8백원이 들고 물류비와 관리비를
감안하면 최소한 원가가 1천원을 넘는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제약업계는 같은 양의 생수 소비자가격이 1병에 5백~7백원인데 멸균과
소독 증류 등의 처리과정을 거쳐 안전성 검사를 받고 별도의 성분을 넣은
"약품"을 8백원선에 공급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약사들은 특히 "보건복지부가 이같은 상황을 알고 작년 5월 링거액 값을
22% 인상했다가 인상효과가 채 반영되기도 전에 값을 내려 버렸다"며 복지부
의 졸속행정을 비난하고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링거액이 환자들의 필수약품이어서 수지타산과 관계
없이 생산해 왔지만 더이상은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실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링거액의 보험
약값을 정했다"며 "내년 7월께 가격조정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