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에 "트랙킹 주식" 열풍이 불고 있다.

트랙킹(Tracking)주식이란 대기업들이 인터넷 등 특정사업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모기업과는 별도로 발행하는 주식이다.

채권처럼 상환 부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주총회의 승인만 얻으면 간단히
발행할수 있어 기업들의 자금 조달선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트랙킹 주식 붐은 지난 83년 제너럴모터스(GM)가 시스템통합(SI) 분야
사업분야인 EDS의 주식을 "E주식"이란 이름을 붙여 별도 상장하면서
시작됐다.

그동안 잠잠했다가 90년대 후반들어 인터넷과 이동통신 생명공학 산업의
급성장과 함께 대기업들의 진출이 늘면서 자금 조달선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최근엔 미 최대 통신업체인 AT&T가 이동통신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1백억달러
규모의 트랙킹 주식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트랙킹 주식 발행업체 중에서는 지난해 11월 이동통신분야 주식을 따로
상장시킨 스프린트가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이통계열인 스프린트PCS의 주식은 상장후 무려 5배나 폭등, 12월6일 현재
94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모기업인 스프린트 주식은 같은 기간동안의 상승률이 80%에 그쳤다.

미국내 8위 증권업체인 도널드슨루푸킨젠레트(DLJ)도 전자상거래 부문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 5월 상반기 1억3천만달러 규모의 트랙킹 스톡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미 증시에서는 GM이후 올해말까지 전체적으로는 20여개업체가 5백억~1천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발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모 예정 기업도 줄을 서 있다.

AT&T에 이어 생명공학 부문을 분리하려는 미 최대 화학업체 듀폰도 내년초
70~80억 달러 규모의 트랙킹 주식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인터넷 사업부문 육성을 위해 트랙킹 주식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트랙킹 주식붐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은 "트랙킹 주식이 기업인들에게는 자금 조달선으로,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트래킹 주식은 상승 장세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만 하락장세에서는 힘없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용어설명 ]

<> 트랙킹 주식이란 =특정 사업부문의 가치와 경영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고 해서 트랙킹(추적)주식으로 불린다.

특정사업의 자금조달선으로 쓰인다고 해서 "타킷(Target)주식"이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또 외부업체 인수자금 모집을 위해 발행되는 경우가 많아 피인수업체의
이니셜을 따 "A주식" "B주식"으로 불린다.

"레터(Letter)주식" 또는 "알파벳(Alphabet)주식"으로 불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아 발행되며 기존 주주들도 일정량을 배정받는다.

기업 경영자입장에선 소유권을 내놓을 필요가 없어 좋고 투자자도 모기업과
구분된 유망한 별도 사업부문에 대한 투자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이 주식은 배당청구권을 갖지만 의결권과 잔여재산청구권이 없는 게 대부분
이다.

따라서 모기업 주가보다 10-15% 할인된 가격에 판매된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