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공직사회 경쟁력 높이려면 .. 이건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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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영 < 아주대 교수 / 도시환경공학부 >
인사는 만사라고도 하고 망사라고도 한다.
인사제도는 곧 조직사회의 근본이다.
"개방형 임용제"라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놓고 지금 관가는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고위직의 1백29개의 고위직을 외부 전문가에게 개방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동안 중앙인사위원회가 제도의 취지에 따라 핵심적인 정책부서의 직위를
많이 개방하려고 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해당 부서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던 것을 보면 앞으로
실제 채용까지 가기에는 "산넘어 산"일 것이다.
우리 공직사회의 벽은 너무 높다.
두터운 벽으로 두르고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제도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때문에 한번 들어가면 "철밥통"이다.
그동안 모든 분야에 개혁의 바람이 불었으나 폐쇄된 공직사회는 항상
무풍지대였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57개 국가중
22위였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가장 뒤진 분야가 바로 정부부문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입김, 행정적 규제, 정부조달, 정부승계 등의 부문은 50위 뒤쪽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다.
우리가 IMF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도 궁극적으로 정부관료 탓이 아닌가.
정부부문 중 가장 답답한 것이 인사조직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인사조직은 "닫힌 조직"이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직장이동을 부도덕시하고 외부에는 배타적이다.
영입케이스는 낙하산인사라 하여 소위 끗발이 세지 못하다.
튀는 사람도 왕따 취급을 당했다.
능력있는 사람보다 충성심 높은 사람을 선호했다.
경쟁보다 화합이 우선이었다.
한 울타리에서 한 평생을 보내는 "우물안 개구리"를 선호했다.
반면 조직에서 밀리면 그것으로 끝장이었다.
그래서 1기생, 2기생 하는 식으로 연공서열을 지켜왔다.
이것은 관료화된 재벌회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양사람들은 기회를 찾아 도전하며 성장한다.
경쟁사끼리도 서로 스카웃하며, 개인도 필요하면 자리를 옮겨 새롭게
경륜을 펼치기도 한다.
한 직장에 들어가서 오직 "윗분"만 바라보며 일평생을 보내는 경우는
드물다.
조직도 빈 자리가 생기면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에까지 개방하여 적절한
사람을 찾는다.
가령 학교에 주임교수 자리가 비면 전국을 상대로 공모한다.
조직이란 끊임없이 도전받고 적응하고 변신해야 한다.
스스로 외부의 변화를 감지하고 변신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이 문을 열고 있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인사다.
사람을 키우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발굴배치하는 일이다.
새로운 사람을 영입한다는 것은 외부의 제도를 수입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사람을 받는 만큼 걸러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직장끼리의 인사교류를 통해 지식 기술 경영의 교류와 수혈이 이루어진다.
그러면 서로 이질적인 다양함이 어울려서 더 좋은 방향을 찾게 된다.
이른바 벤치마킹이다.
이런 취지에서 97년부터 시행해온 "관민 상호파견제"도 서로의 폐쇄성
때문에 겉돌기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인사제도의 또 하나 켸켸묵은 방식은 이른바 순환보직 제도이다.
이는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를 키워왔다.
고위직에 오른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면 화려하다.
대개 부서 내에서 빙글빙글 돌아온 경력이다.
짧게는 몇 개월 길어야 1~2년이 고작이다.
그러니 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는 없는 셈이다.
특정한 전문지식이 필요한 곳에 가보면 윗사람보다 아랫사람들이 더 전문가
들이라는 희한한 풍경을 보게 된다.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높이고 공직의 벽을
낮춰야 한다.
개방형 임용제는 이미 금융감독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예산처에서
"계약직"이란 방식으로 채택해 검증된 제도다.
별 볼일 없는 자리 몇개 지정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모든 자리가 개방돼야 한다.
특히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책부서일수록 새로운 수혈이
필요하다.
이같은 "열린"제도는 조직을 활성화하고, 경쟁이 되어서 항상 외부의
자극에 단련되게 마련이다.
열려 있는 조직이 강한 것은 정한 이치다.
이같은 제도가 공무원들에게 자극은 될지언정 불이익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젊은 피"운운하며 요란하게 떠오른 신당인사들의 면모를 보면 역시나
"그 사람"들이다.
인재는 결국 사회나 조직이 키우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들의 자질이나 전문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무원들의 신분보장과 정치권으로부터 밀려올 사이비 전문가들의
진입을 막는 장치가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
인사는 만사라고도 하고 망사라고도 한다.
인사제도는 곧 조직사회의 근본이다.
"개방형 임용제"라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놓고 지금 관가는 진통을 겪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고위직의 1백29개의 고위직을 외부 전문가에게 개방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동안 중앙인사위원회가 제도의 취지에 따라 핵심적인 정책부서의 직위를
많이 개방하려고 했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해당 부서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던 것을 보면 앞으로
실제 채용까지 가기에는 "산넘어 산"일 것이다.
우리 공직사회의 벽은 너무 높다.
두터운 벽으로 두르고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제도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
때문에 한번 들어가면 "철밥통"이다.
그동안 모든 분야에 개혁의 바람이 불었으나 폐쇄된 공직사회는 항상
무풍지대였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57개 국가중
22위였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가장 뒤진 분야가 바로 정부부문이라는 점이다.
정부의 입김, 행정적 규제, 정부조달, 정부승계 등의 부문은 50위 뒤쪽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다.
우리가 IMF로 갈 수밖에 없었던 것도 궁극적으로 정부관료 탓이 아닌가.
정부부문 중 가장 답답한 것이 인사조직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인사조직은 "닫힌 조직"이었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직장이동을 부도덕시하고 외부에는 배타적이다.
영입케이스는 낙하산인사라 하여 소위 끗발이 세지 못하다.
튀는 사람도 왕따 취급을 당했다.
능력있는 사람보다 충성심 높은 사람을 선호했다.
경쟁보다 화합이 우선이었다.
한 울타리에서 한 평생을 보내는 "우물안 개구리"를 선호했다.
반면 조직에서 밀리면 그것으로 끝장이었다.
그래서 1기생, 2기생 하는 식으로 연공서열을 지켜왔다.
이것은 관료화된 재벌회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양사람들은 기회를 찾아 도전하며 성장한다.
경쟁사끼리도 서로 스카웃하며, 개인도 필요하면 자리를 옮겨 새롭게
경륜을 펼치기도 한다.
한 직장에 들어가서 오직 "윗분"만 바라보며 일평생을 보내는 경우는
드물다.
조직도 빈 자리가 생기면 내부는 물론이고 외부에까지 개방하여 적절한
사람을 찾는다.
가령 학교에 주임교수 자리가 비면 전국을 상대로 공모한다.
조직이란 끊임없이 도전받고 적응하고 변신해야 한다.
스스로 외부의 변화를 감지하고 변신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이 문을 열고 있어야 한다.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인사다.
사람을 키우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발굴배치하는 일이다.
새로운 사람을 영입한다는 것은 외부의 제도를 수입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사람을 받는 만큼 걸러내는 작업도 필요하다.
직장끼리의 인사교류를 통해 지식 기술 경영의 교류와 수혈이 이루어진다.
그러면 서로 이질적인 다양함이 어울려서 더 좋은 방향을 찾게 된다.
이른바 벤치마킹이다.
이런 취지에서 97년부터 시행해온 "관민 상호파견제"도 서로의 폐쇄성
때문에 겉돌기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인사제도의 또 하나 켸켸묵은 방식은 이른바 순환보직 제도이다.
이는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를 키워왔다.
고위직에 오른 사람들의 이력서를 보면 화려하다.
대개 부서 내에서 빙글빙글 돌아온 경력이다.
짧게는 몇 개월 길어야 1~2년이 고작이다.
그러니 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는 없는 셈이다.
특정한 전문지식이 필요한 곳에 가보면 윗사람보다 아랫사람들이 더 전문가
들이라는 희한한 풍경을 보게 된다.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여가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높이고 공직의 벽을
낮춰야 한다.
개방형 임용제는 이미 금융감독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예산처에서
"계약직"이란 방식으로 채택해 검증된 제도다.
별 볼일 없는 자리 몇개 지정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원칙적으로 모든 자리가 개방돼야 한다.
특히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하거나 중요한 정책부서일수록 새로운 수혈이
필요하다.
이같은 "열린"제도는 조직을 활성화하고, 경쟁이 되어서 항상 외부의
자극에 단련되게 마련이다.
열려 있는 조직이 강한 것은 정한 이치다.
이같은 제도가 공무원들에게 자극은 될지언정 불이익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젊은 피"운운하며 요란하게 떠오른 신당인사들의 면모를 보면 역시나
"그 사람"들이다.
인재는 결국 사회나 조직이 키우는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들의 자질이나 전문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무원들의 신분보장과 정치권으로부터 밀려올 사이비 전문가들의
진입을 막는 장치가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