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만화와 게임의 기본골격은 대개 비슷하다.

주인공이 지구나 우주, 자연(환경)을 지배 혹은 파괴하려는 악당과 싸워
이기는 것이다.

물론 도중에 아슬아슬한 위기, 같은편끼리의 오해와 갈등등 온갖 우여곡절을
겪지만 사랑과 이해로 극복하고 적을 물리쳐 평화를 되찾는다는 게
기둥줄거리다.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포케몬" 역시 마찬가지다.

97년 일본 닌텐도사에서 개발한 비디오게임 "포켓몬스터(주머니괴물)"의
준말로 장르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골자는 포케몬훈련사인 지오가 포케몬을
괴롭히는 로켓단을 쳐부순다는 내용이다.

포케몬은 대부분 동물이지만 식물타입도 있다.

전기 물 불등 각각 다른 힘을 지니고 종류에 따라 진화를 통해 새로운
형태로 변하는 게 특징이다.

지금까지 총1백51종이 만들어졌는데 특히 꼬리에서 전기빔이 나오는 노란색
피카추의 인기가 단연 톱이다.

일본에서 시작된 포케몬 열풍이 세계로 확산된 건 올여름부터.

국내의 경우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까지 손바닥만한 포켓몬스터사전을
들고 다니고 빵봉지 속에 들어있는 캐릭터카드를 모으느라 먹지도 않는 빵을
사들일 정도다.

미국에선 지오와 피카추등 진짜포케몬이 복제포케몬 뮤투와 한판 대결을
벌인다는 내용의 "포케몬-첫번째 이야기"(워너브라더스사)라는 영화가
만들어져 "라이언킹"의 매출을 앞질렀다 한다.

게임이나 만화영화는 성공하면 그 자체로도 엄청난 수익을 올리지만
주요캐릭터의 상품화로 더큰 이익을 창출한다.

올해 닌텐도사의 포케몬 캐릭터상품 매출이 60억달러에 달하리라는 소식은
그같은 위력을 전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캐릭터란 유명해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므로 무조건 많이 개발하는
것보다 가능성있는 것을 중점홍보하는 게 중요하다.

캐릭터란 또 본래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이들에게 친근감을
주는게 필수적이다.

미키마우스 라이언킹 타잔 등 미국 만화영화가 동물을 주인공으로 삼는 것도
이때문이다.

포케몬이 처음부터 이런 미국시장의 특성을 염두에 둔건 아닌지 곰곰
따져볼 일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