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타카드 인터내셔날 코리아의 김종심(28)씨는 취미가 "학원다니기"이다.

지난 90년 대학에 들어간 후부터 10여년간 계속 학원을 다녔다.

수업에도 거의 빠지지 않아 "학원의 여왕"이란 별명이 붙었다.

영어, 회계, 요리, 재즈댄스, 수영, 헬스, 스쿼시 등 그녀가 그동안 섭렵한
강좌도 다양하다.

올봄엔 방송통신대학(경영학과)에도 편입했다.

그녀가 학원다니기에 취미를 붙인 이유는 삶을 능동적으로 개척해 가고
싶어서다.

"윗사람 눈치보지 않는 당당한 샐러리맨이 되기 위해선 자기계발이 필수적"
이라는게 김씨의 생각이다.

요즘 그녀는 아침엔 스쿼시, 퇴근후엔 미국 공인회계사(AICPA) 학원을
다니느라 하루 5시간밖에 못잔다.

회계학원은 주 3일 강의지만 수업이 없는 날도 인근 대학도서관에서 공부
하다 자정무렵에야 귀가한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김씨는 회계전공자가 아니라는 핸디캡과 높은 경쟁률을
뚫고 올 봄 마스타카드 인터내셔날 코리아의 회계담당자로 채용됐다.

이전 직장에서 회계업무를 맡자마자 바로 학원에 등록해 체계적으로 회계를
공부했다.

또 대학 4년동안 영어학원에서 어학실력을 갈고 닦았기 때문에 회계와
영어가 모두 가능한 사람을 뽑으려던 회사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킬수
있었다.

"꽃다운 시절을 공부에만 매달리는게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다른건
나중에라도 할수 있지만 공부는 젊어서 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대답이 돌아
왔다.

김씨는 AICPA 자격을 취득한뒤 경영학석사(MBA)에 도전할 계획이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천성은 노는데서도 그대로 발휘된다.

취미는 "학원다니기"지만 특기는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는 "음주가무"다.

회식이 있는 날은 학원을 마치고 뒤늦게라도 꼭 합류해 "스테이지의 여왕"
으로 변신한다.

그녀는 지치고 힘들땐 여행을 떠난다.

대학졸업후 1년간의 유럽배낭여행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고 그 뒤부터
두달에 한번 정도 길을 나선다.

"여행도 너무 잦으면 일상을 깨뜨려 해롭다"는 말에서 자기만의 시각으로
사물을 볼줄 아는 그녀의 또 다른 면이 엿보인다.

< 백광엽 기자 kecorep@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