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울 양천구 등촌동 경복여고 옆 공터.

수백명의 학생들이 공터 주위를 둘러싼채 함성을 지르고 있다.

27일 첫 방송될 MBC의 새 수목 미니시리즈 "햇빛속으로"(극본 이선미.
김기호, 연출 박성수)의 촬영현장이다.

교복차림의 김하늘과 김현주, 차태현 장혁 등 신세대 스타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다.

"햇빛속으로"는 "안녕 내사랑"의 후속 미니시리즈.

주인공들의 면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청춘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일종의
성장드라마다.

젊은 세대가 황금만능주의와 같은 기성세대의 부정적 유산을 청산하고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는 과정을 담는다.

주인공 강인하(차태현)는 "반항아"의 표본이다.

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우울한 어린시절을 보낸다.

준재벌인 아버지(박근형)에게 반항심을 갖고 있지만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인하는 따뜻한 성품의 고아 연희(김현주)를 사랑하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그러나 집안의 뜻에 따라 재벌가의 서녀 수빈(김하늘)과 정략 결혼하면서
또다시 방황을 하게 된다.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를 연출했던 박성수 담당 PD는 "젊은이들이
자신을 둘러싼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항하지만 결국 기성세대의 부정적
가치관을 극복하고 윗세대와 화해하는 과정을 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드라마"를 표방한 만큼 젊은 연기자들이 내적 성장을 얼마나
생동감있게 표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이은규 책임 프로듀서는 "차태현등 연배에 비해 자연스런 연기력을 갖춘
연기자들을 캐스팅한 만큼 이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