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을 공급하는 A사의 판매부 김 과장은 포항제철에 납품할 때는 그렇게
편할 수 없다.

포항제철 홈페이지(www.posco.co.kr)에서 전자입찰로 납품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포항제철의 구매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입찰제품에 대한 각종 정보를 내려받아 검토한후 물품의 견적 내용을 입력
하기만 하면 만사 OK다.

예전에는 서류를 들고 일일이 해당부서를 찾아가 설명해야 했다.

또 조건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수차례 포철을 드나들며 협상을 벌이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가격에 문제가 있더라도 해당 부서와 전자메일을 주고받을
뿐이다.

포항제철은 현재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두가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구매시스템 POS-PIN과 판매시스템 POS-OPEN이 그것이다.

두 시스템 모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POS-PIN 은 98년3월부터 자재구매 업무를 인터넷 기반으로 확대, 적용하면서
구축됐다.

현재 포철은 우량 협력업체 5백여개사를 포함해 6백여개의 중소기업으로부터
각종 기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공급사가 인터넷을 통해 응찰하면 포철 내부에서는 이를 검토해 물량을
낙찰시켜 준다.

이런 방식으로 거래되는 구매량은 연간 6천5백억원 규모에 이른다.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다 행정 절차도 간소화돼 인력도 줄이고
보다 짧은 기간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OS-OPEN은 포철이 지난 87년부터 운영해온 철강 VAN(부가가치통신망)을
인터넷 기반으로 전환해 개발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주문신청 출하정보 생산진행정보 철강참고정보및 품질보증서
자동발행 등의 기능을 갖고 있다.

고객사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주문하면 포철은 곧 생산라인의 상황을 파악해
제품의 출하 가능 날짜를 알려준다.

일반적으로 철강은 주문한 시일내에 제품을 받을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

그래야 주문한 회사도 생산계획에 따라 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문 후에는 요구한 상품이 지금 고로 제강 압연 등 어느 라인에 머물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POS-OPEN에서는 또 포철이 생산하는 각종 철강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있어 고객사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다.

주문한 생산품을 인도받을 때도 인터넷을 통해 품질보증서를 받는다.

포철은 이 시스템을 통해 4백여개 거래업체와 연간 7만5천여건의 계약업무
를 처리하고 있다.

전자문서거래시스템을 통해서는 세금계산서 등 22종의 서류를 연간 25만건
주고받고 있다.

이는 포철 전체거래량의 70~80%에 해당된다.

POS-PIN과 POS-OPEN을 이용하면 공급사는 견적-납품의 전 과정을, 고객사는
주문신청에서 제품출고 진행상태 등의 제품관련 정보를 제공받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업무처리를 위해 포철을 방문한다든가 거래서식을 우송하는 등의 활동도
필요없게 됐다.

포철측은 이같은 불필요한 업무를 없앰으로써 연간 1백8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포철은 또 이같은 구매.판매 시스템의 확대 적용을 위해 보안.인증시스템을
개발, 곧 구체화할 계획이다.

포철은 최근 인터넷상의 완벽한 전자상거래를 구현하고 관련 업종간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내부혁신 프로그램인 PI(Process Innovation)를
추진중이다.

PI는 포철이 그동안 해오던 전자상거래의 기반을 재정비해 공급사및 고객사
와의 거래를 원스톱으로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오는 2000년6월 PI작업이 끝나면 국내 철강 관련 3천여개사간에 정보공유도
가능해진다.

정보기술팀 윤광섭 과장은 "이 작업이 끝나면 포철뿐 만이 아니라 철강산업
전체가 생산성향상과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 향상을 이룰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