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제금융시장은 비교적 한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들어 엔화 표시 자산과 원유를 집중 매입하면서 활동을 재개하고 있는
국제투기자본들의 움직임이 선진국들의 적절한 조치로 억제됐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가 1백5~1백6엔대로 조정되면서 유로화 가치는 1.06~
1.07달러대로 회복됐다.

국제금리는 채권발행 부담이 높아진 미국금리의 상승으로 3국간 금리스프레
드는 더욱 확대됐다.

향후 국제금융변수 움직임과 관련, 최근 들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몇가지
새로운 조류들이 감지되고 있다.

첫째, 그동안 엔화로 치우쳤던 시장참여자들의 외화포지선이 점차 유로화쪽
으로 조정되고 있다.

엔고 저지를 위한 선진국들의 노력, 향후 유럽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 향방과 관련하여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조짐이다.

둘째, 지난해 4분기 이후 세계증시의 동반상승과 함께 위축됐던 채권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국제기채시장에서는 Y2K에 대비해 세계 각국들의 채권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 채권수요 측면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국제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채권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회복되고 있다.

셋째, 세계증시도 추세적으로 조정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최근 들어 사이버 시장과 같은 새로운 자금유입처가 생겨나고 있고 전반적
으로 국제유동성도 위축되고 있다.

물론 세계증시가 조정국면을 보이면 자산효과(wealth effect)에 의존해온
세계경제의 회복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넷째, 금융상품면에서는 그동안 각광을 받았던 뮤추얼펀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특히 주식형 뮤추얼펀드의 위축이 눈에 띤다.

현재 세계 뮤추얼 펀드시장에서 미국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
하면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중앙은행 총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 통화정책의 중점이 금리하향 안정과 이를 통한 경기회복에
무게를 실어 왔으나 앞으로는 물가안정도 신경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공교롭게도 이번주에는 이런 조류들의 조기정착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 회의가 잇달아 열린다.

그 중에서 5일 미국 연준리 회의, 7일 유럽중앙은행 이사회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1.6%로 조정된 점, 아직까지 유럽경기가
본궤도에 도달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현 금리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4일에는 일본은행의 단칸 보고서가 발표된다.

예상대로 일본의 경기회복세가 빨라지고 있음을 확인시켜 줄 것으로 기대
된다.

문제는 그만큼 엔고 저지를 위해 선진국간 공조개입의 관건인 일본의 금융
완화정책 수용여지는 좁아진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번주 엔화 가치는 1백4~1백7엔, 유로화 가치는 1.06~1.08달러대
가 중심선(pivot value)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금리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완만한 상승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1천2백10원대로 하락한 원화 가치는
이번주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초 수입결제와 8일로 예정된 시중은행들의 외채상환(81억 달러)으로
추가 외화확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를 1천억 달러를 가져가자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국민정서에 쉽게 부합되는 측면은 인정되나 우리처럼 외화가득이 기본적으로
힘든 국가에서는 경제효율면에서는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현재 단기외채 비중 등을 감안할 때 600억~700억 달러수준이 적당해 보이며
오히려 인접국 혹은 국제기구와의 공조를 통해 제2선 자금(back-up facility)
을 확보하는 쪽으로 외환정책의 무게를 싣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 전문위원 sc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