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 빌 게이츠가 있다면 동양에는 손정의가 있다"

빌 게이츠 미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함께 21세기 사이버세계를 선도할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는 손정의 일 소프트뱅크 회장은 뉴 밀레니엄을 한마디
로 "디지털 시대"로 정의한다.

디지털은 바로 "인터넷"이다.

뉴 밀레니엄은 인터넷 없이 살수 없는 세상이며,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다.

전화도 변하고 보험도 변하며 은행결제 주식매매 TV 영화 라디오 음악 우편
등 모든 것이 바뀐다.

냉장고 자동차 전자레인지 휴대폰 등 모든 일렉트로닉스 제품이 인터넷과
연결되고,인터넷에 의해 가정이 변하며 기업 교육 정보 연구기관 모두도
바뀐다.

뉴 밀레니엄은 약 20만년에 달하는 인류 역사에서 3번째 혁명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첫째 혁명은 농업혁명이었으며 두번째 혁명은 산업혁명이었다.

세번째가 바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보혁명이다.

손정의 회장에 따르면 정보혁명은 4가지 단계를 거쳐 진행되고 있다.

첫째는 아날로그 테크놀로지를 사용한 정보도구의 탄생이다.

텔레비전의 테크놀로지,신문을 인쇄하기 위한 인쇄기계 테크놀로지, 라디오
나 전화, 이 모든 것들이 아날로그 테크놀로지를 토대로 삼아 발명된 도구들
이다.

다음 단계는 이 도구들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날로그 정보서비스
시대다.

세번째로 찾아온 것은 디지털 도구산업이다.

바로 컴퓨터로 대표되는 IT(정보기술) 산업이다.

그리고 네번째로 지금 탄생하려는 것이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정보서비스 산업이다.

디지털 정보서비스 산업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고 있는가를 알려면 관련기업
의 싯가총액을 살펴보면 된다.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회사인 미 AOL사의 싯가총액은 TV나 라디오 등
다양한 아날로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미 CBS방송의 싯가총액을 넘어섰다.

야후의 싯가총액도 CBS를 추월했다.

2단계(아날로그 정보서비스)의 톱을 차지하는 10개회사의 싯가총액은 1단계
(아날로그 테크놀로지)의 톱10 기업을 완전히 추월하고 있다.

또 3단계(디지털 테크놀로지) 톱10 기업의 싯가총액은 1단계와 2단계의
톱10 기업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흔히들 "앞날은 예측할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만약 3개월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또는 주가가 어떻게 될지 알아
맞추라고 하면 그건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좀더 멀리 떨어져 상황을 살펴본다면 시대의 흐름은 뜻밖에 매우
단순하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

TV나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때만 해도 별로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들 제품은 이제 생활필수품이 됐다.

이유는 단 한가지 "생활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컴퓨터화의 흐름에 대한 판단도 마찬가지다.

인간 생활에 편리하기 때문에 확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터넷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위험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시대에
뒤처진 사람이다.

"편리하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반드시 벌수 있다. 싯가총액도 그래서 오
르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간 경제력 차이는 최근 점차 커지고 있다.

컴퓨터, 정보산업에 얼마만큼 투자를 하느냐가 격차의 근본요인이다.

정보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국가나 기업의 미래는 없다.

인터넷은 단순한 유행이나 속임수가 아니다.

인간 생활을 급속도로 변화시켜 가며 무한대의 비즈니스 기회와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다.

지금이라도 인터넷에 뛰어들라는 것이 손 회장의 결론이다.

< 강현철 기자 hck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