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1시 55분께 부산시 남구 대연3동 황령터널 입구 도시고속도로
진입 인터체인지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 7백t가량의 흙이 무너져 내리면서
이곳을 지나던 차량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차량 여러 대가 매몰되고 쏟아진 흙더미가 터널 입구도로 6개
차로를 완전히 막아 남구 대연동과 부산진구 전포동을 잇는 황령터널의
차량통행이 완전 두절됐다.

흙더미 속에는 최소 2대,많게는 7대 정도의 차량이 매몰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부산 3러 5145 엘란트라 승용차를 타고 사고현장을 지나던 이동희(76)씨와
이원대(40)씨, 최정식(71.여)씨 등 일가족 3명은 무너져 내리는 흙더미에
차가 매몰됐으나 탈출에 성공,춘해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씨 등은 "도시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순간 갑자기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면서 차를 덮쳐 겨우 문을 열고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경찰과 소방서,구청은 1백60명의 인력과 기중기 굴착기
소방헬기 등을 동원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추가 붕괴위험이 있는데다
흙더미의 양이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무너져 내린 흙더미가 최고 50m높이로 쌓였고 1백m가량의
도로가 이 흙더미에 매몰됐다.

또 흙더미가 도시고속도로 진입램프를 덮치면서 진입램프 입구부분 1백m
가량이 동강나 내려 앉았다.

이날 사고는 오전 6시부터 오전 8시까지 2시간 동안 80mm 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도로옆 경사면의 흙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가 난 황령터널 옆 절개지는 지난 95년 황령터널 개통 당시 도로를
조성하고 산을 깎아낸 뒤 콘크리트로 처리해 놓은 상태였으나 경사가 심해
관할 구청에서는 재난위험지역으로 지정, 특별관리해왔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