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3일 저녁 민주계 핵심 중진 6인을 상도동 자택으로
불러들이기로 함에 따라 한나라당과 상도동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지난달 31일 이회창 총재가 민주산악회(이하 민산)의 정치세력화를 용납치
않겠다고 공언한데 맞서 상도동측이 민산의 중앙위 출범준비위 결성등
구체적인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산 회장으로 내정된 김명윤 한나라당 고문과 사무처장을 맡아 실무를
담당할 강삼재 의원및 김수한 신상우 서청원 박종웅 의원등 6인은 2일
상도동에서 만찬을 갖고 그간의 민산 재건작업 경과를 분석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은 1일 "내일 회동에서 향후 조직재건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추석연휴가 끝나면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이달말께 민산
중앙조직이 출범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처럼 민산 재건작업이 구체화됨에 따라 10월부터는 이들의 정치세력화를
거부하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와 물리적인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이날 당무회의를 통해 "당론이 정해지기 전에는
어떠한 논의도 할수 있으나 당론이 결정되면 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비주류와 민산등을 동시에 겨냥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지난달 31일 특강에서도 "김 전 대통령측이 독자 정치세력화 의도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를 믿는 국민은 없다"며 민산의 정치세력화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당초 생각을 바꿔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의 모친
빈소를 문상하기 위해 2일 거제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는 김 대통령이 그동안 "몸통과 깃털" 논란으로 사이가 소원했던 홍 전
수석과의 감정의 앙금을 풀고 민주계 단합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