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 SK회장은 20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열린 경영학관련 통합학술대회에
참석, 한국경영학회가 주는 "올해의 경영자대상"을 수상했다.

손 회장은 시상식에 이은 수상자 기념강연에서 "21세기 국가의 경쟁은 곧
기업의 경쟁으로 승부가 날 것"이라며 "강한 기업을 가진 나라는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약소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념강연의 요지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기업과 기업인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한 때이다.

21세기 국력의 척도는 바로 그 나라 국민이 누리는 삶의 질이라고 생각한다.

삶의 질을 뒷받침하는 것은 바로 경제력이고,그 경제력을 창출하는 것은
바로 기업이다.

결국 21세기 국가의 경쟁은 곧 기업의 경쟁으로 승부가 나고 말 것이다.

강한 기업을 가진 나라는 살아남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약소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미 세계는 경제적 의미에서 세계3차 대전을 치르고 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와 달리 이 전쟁은 군대의 힘이 아니라 기업의 힘에
의해서 승패가 결정된다.

당연히 기업과 경영인은 이 격전의 최일선에 서있는 것이다.

현재는 비록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취약하다고 하지만 우리 기업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 21세기가 20세기보다 더 불리할 이유는 없다.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이자 동북아중심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바로
우리 기업들의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토지, 자본, 노동의 3요소로 규모의 경쟁을 벌이던 시대에 비해 지식을
가지고 경쟁하는 21세기는 분명 우리 기업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 경쟁에서의 무기는 바로 인간두뇌의 활용수준일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바로 그 기업 구성원이 갖고 있는 무한한 자원인 두뇌활용
을 결집시키는 힘에 달린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과 경영인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가 또 한가지 있다.

바로 21세기는 동북아 중심 시대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10억 이상의 인구가 밀집해 있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러시아를
잇는 가교에 위치하고 있다.

아시아 경제위기로 역동성이 주춤해 보이는 듯하지만, 동북아 시장은 여전히
가장 역동적이고 가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임에 틀림없다.

5~6천달러 수준의 1인당 GNP가 1만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때 창출되는 시장의
가능성을 생각해본다면, 이 지역 시장이 바로 세계시장 경쟁의 승부처가
되리라는 것은 분명해진다.

바로 이 때문에 이 시장의 중심에 있는 동북아 3국의 연대가 절실해지는
것이다.

글로벌리제이션의 진전으로 미국의 세계경제 지배력이 공고해지고 있지만,
지역간의 연계를 통한 상호보완과 완충의 필요성도 여전히 유효하다.

게다가 동북아 3국은 한자문화권 또는 유교문화권으로 묶여지는 문화적
동질성도 갖고 있다.

지금은 비록 개별국가 단위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 3국이 연대하게
되면 그 결합력과 파급효과는 그 어떤 지역연대보다도 위력적일 것이다.

이 지역에서 우리가 충분히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북아연대의 실현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중간자 역할은 필연적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자연스럽게 동북아시아 지역의
경제센터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다.

SK그룹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을 통해 지속적인 이윤창출로
21세기에는 세계일류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앞으로 저와 SK그룹 임직원들은 21세기 세계일류기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더욱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 최완수 기자 wan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