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정부의 카드사용 지원책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면서 카드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국내외 금융기관및 대기업의 신규 진출 가능성이 높아져 하반기 이후
카드시장에 대대적인 구조재편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금년 상반기로 예상됐던 현대 롯데 SK그룹등 대기업의 신규 진출은 지지부진
한 상태다.

연초 소비자 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정부는 지난 87년 이후 묶어뒀던
신용카드사업 신규 진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5대 그룹의 더딘 구조조정작업과 제2금융권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
정부가 부정적 반응을 보여 대기업의 카드업 신규참여는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대신 시티은행 홍콩상하이은행등 외국계 금융기관의 움직임은 활발한
상태다.

특히 시티은행은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중인 대우다이너스카드
와 막바지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다.

또 우량은행인 하나은행과도 전략적 제휴를 맺어 카드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규 사업으로 시티은행과 신용카드 합작법인을 세워
소매금융 부문에서 상호협력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비씨카드 회원사인 주택은행도 일찍부터 카드사업 진출을 검토중이다.

주택은행은 김정태 행장의 취임과 함께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씨카드 회원
에서 탈퇴하고 카드사업에 독자 진출하는 방안을 놓고 수익성을 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연합회는 지난달 신용카드업 신규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새마을금고는 내년 초 신용카드업 인가를 정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1천1백만명의 회원을 가진 새마을금고가 카드업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변종화 국민카드 사장은 이와관련, "카드업에 신규 업체가 진출할 경우
포화상태인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카드사간 대대적인 시장쟁탈전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하반기로 예정된 카드관련 제도개선도 업계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음달부터 적용되는 신용카드 소득공제도 카드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IMF 이후 자제해온 카드사간 회원모집 경쟁도 다시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도 회원의 카드이용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이다.

9월로 예정된 가맹점 공동이용제로 신용카드사간 우수 가맹점 유치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맹점 가입이 안됐다는 핑계로 카드취급을 기피했던 업소들도 카드사용을
받아들이지 않을수 없어 이래저래 카드시장은 대변화의 한복판에 서있는
셈이다.

< 최인한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