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 금정전철역 가까이에 있는 주식회사 세라텍.

이 회사는 연초부터 컴퓨터에 들어가는 칩 비드 인덕터에 대한 수출주문이
쇄도하는 바람에 설비를 늘려야 할 처지가 됐다.

그러나 설비자금 조달이 문제였다.

이미 신용보증기관으로부터 보증을 활용한 형편이어서 담보가 부족했던 것.

오세종 사장은 이런 상황을 참 슬기로운 방법으로 해결해 냈다.

기술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로 했다.

그동안 기술담보제도가 있긴 했으나 중소기업들엔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경우 제도가 마련된지 2년이 지났지만 이를 활용한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오 사장은 자금담당자인 이용철 차장에게 기술담보 대출을
신청토록 지시했다.

오 사장이 이런 판단을 내린 건 "저용량 칩 바리스터"의 기술수준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

현재 세라텍이 가진 특허는 모두 25가지.

주로 칩을 만드는데 필요로 하는 기술들.

이중 11건을 담보로 설정하고 지난 5월6일 수원에 있는 중진공 경기지역본부
에 자금신청서를 냈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으로부터 기술평가를 받는등 절차가 약간 복잡하긴 했다.

그럼에도 한달여만인 지난 15일 1차분 9억8백만원이 나왔다.

앞으로 4억여원을 더 지원받기로 했다.

중진공에서 기술담보로 대출받은 첫번째 기업이 된 것이다.

오 사장은 "이 자금으로 수출용 칩을 양산화하는데 활용하겠다"고 밝힌다.

이렇게 독특한 방법으로 돈을 구한 덕분에 이 회사는 올해안에 미국 등에
약 1천7백만달러 어치의 칩 등을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의 종업원은 모두 1백75명.

이들중 10%에 해당하는 17명이 부설연구소에 근무한다.

이들은 앞으로도 전자파 차단용 기본소자등을 계속 개발해 낼 전망.

이들 기술은 곧 실질적인 자산으로 변모할 것이다.

(0343)458-1010

< 이치구 기자 rh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